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6 “이 소고기를 ‘Sir Loin’으로 부르겠노라”
코리안위클리  2010/10/20, 04:00:11   
▲ 등심은 소고기를 여러 부위로 나누었을 때 허리를 중심으로 뒤쪽 마지막 갈비에서 둔부까지 등허리 위쪽에 붙은 살이다. 양도 적을 뿐더러 그 맛이 아주 좋아 가격이 비싸다.
소고기 등심에 작위 준 3명의 영국 국왕 … 음식문화 고급화에 지대한 공헌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권위있고 멋들어지게 폼나면서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타이틀이 무엇일까? 사람들의 각자의 가치관이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절대 군주인 국왕으로부터 받은 ‘작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 ‘작위’가 고귀한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왔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륙의 국가들은 혁명이나 전쟁 혹은 정치적 분쟁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이러한 작위들이 흔적만 남겨둔 채 사라지고 말았다. (주1)
이에 비해 오랜 세월 동안 여전히 굳건하게 ‘작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가 있으니 바로 필자와 독자 여러분이 살고 있는 이 나라 ‘영국’이다.
영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왕으로 부터 이 ‘작위’를 하사 받는다는 것은 정말 꿈의 로망이자 일생일대를 두고 잊지 못할 영광이고 자랑일 것이다.
그런데 이 크나큰 영광과 기쁨을 누린 ‘음식’이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작위를 받은 ‘음식’이라니? 이 무슨 해괴망칙한 이야기란 말인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식당에서 ‘Sirloin’이라 부르는 ‘등심’이다.
어떻게 된 연유일까. 독자 여러분들도 한번쯤 궁금하게 여겼을 ‘Sir’ 타이틀을 가진 이 음식에 대한 오랜 의문의 갈증을 필자와 함께 풀어 보고자 한다.
‘등심 loin’은 소고기를 여러 부위로 나누었을 때 허리를 중심으로 뒤쪽 마지막 갈비에서 둔부까지 등허리 위쪽에 붙은 살이다. 양도 적을 뿐더러 그 맛이 아주 좋아 가격이 비싸다. 이 고기가 영국의 왕으로부터 Sir 작위를 받게 된 배경에는 여러가지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영국의 음식문화사를 살펴 보면 등심에 Sir 작위를 하사한 왕이 3명이나 등장한다(이 부분은 역사서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입으로 전해진 ‘설 rumour’임을 밝혀둔다).
첫 번째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튜더 왕조의 막강한 왕 ‘헨리 8세’이다. 사냥을 무척 좋아했던 헨리 8세가 하루는 윈저성 부근에서 사냥을 하던중 길을 잃게 되었다. 길을 찾다가 우연히 레딩에 이르게 된 헨리 8세는 대수도원장으로부터 ‘등심 loin’ 요리로 식사대접을 받게 되었다.
헨리 8세의 엄청난 식욕에 감탄한 수도원장은 “전하의 그 대단한 위장에 소인은 1000점을 주고 싶사옵니다”라고 말했다가 불경죄로 타워성으로 끌려갔고 헨리 8세는 맛있게 먹었던 소고기에 Sir 작위를 수여했다고 한다.
두번째 왕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사후 운좋게 잉글랜드의 왕관을 차지하게 된 제임스 1세다.
1617년 국왕 제임스 1세는 영국 북쪽 랭카셔에 있는 호그톤 타워성을 방문하여 며칠을 유숙하게 됐다.
수많은 대신들과 함께 성대한 연회로 환대를 받은 제임스 1세는 연회장 중앙에 참나무 한 그루를 통채로 깎아 만든 멋진 테이블에서 맛있는 ‘등심 loin’을 먹었다.
제임스 1세는 자신의 연회를 더 한층 빛나게 만들어 준 이 고마운 소고기에게 수많은 대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왕의 어도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어 “지금부터 이 소고기는 ‘sur loin’이 아니라 ‘ Sir Loin’이라 부르겠노라”며 작위를 수여했다고 한다.

맛에 반해, 고마움의 답례로 작위 수여
영국인들의 자랑거리 ‘Sir Loin Steak’

영국인들의 말에 의하면 당대에 프랑스어로 불리던 ‘sur loin’에 영어로 ‘Sir’라는 타이틀을 줌으로써 영국에서 사용되던 프랑스 말에 대해 조크를 한방 날린 왕의 유머에서 생긴 일화라고 한다.(주2)
세번째 등장하는 왕은 프랑스 망명에서 돌아온 찰스 2세이다. 모친의 나라 프랑스 왕실에서 11년간의 망명 생활을 한 찰스 2세는 건축과 의복, 헤어스타일 뿐만 아니라 음식에 있어서도 화려한 프랑스의 문화를 영국에 도입한 왕이다.(주3)
왕정복고 이후 왕실의 위상을 재건하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던 찰스 2세는 매일 자신의 식사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수라상 위의 그 소고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어느날 수석 주방장을 불러 “짐의 식사를 이토록 즐겁게 하는 이 소고기가 도대체 어느 부위 인고?”라고 묻자 주방장은 “전하 등심이옵니다”라고 했다. 찰스 2세는 즉석에서 왕의 어도를 가져 오게 하여 “이 등심을 ‘Sir loin’이라 칭하노라”라고 작위를 수여했다고 한다.
오늘날 ‘Sir loin steak’가 메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기까지는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 역사에 실재했던 3명의 영국 국왕들이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1755년 영국 최초의 영어사전을 내놓은 사무엘 존슨도 “아주 훌륭한 유머 감각을 가진 우리의 국왕들 가운데 한 명이 소고기의 등심에 내려준 타이틀”이라고 정의하고 있을뿐 명확한 근거와 정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연구해 보면 ‘문화’의 범주는 정말로 다양하다. 특히 고급문화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유럽의 여러 왕조들은 소위 ‘미식’의 기초를 세운 사람들로 ‘서양 음식사’에 기록되어 있다. 음식문화가 그만큼이나 고급문화이기 때문이다.
음식문화를 단순히 ‘먹고 마시는 일’로 치부한다면 당신은 겨우 문화의 문턱에서 서성거리며 배회하는 사람이라 단정해도 된다고 필자는 감히 이야기 한다. 이 문화에서 왕실은 정말로 지대한 공헌을 했다.
유럽에서 굳건히 왕조를 유지하면서 21세기 현재에도 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의 중심에 서 있는 왕조가 바로 영국 왕실이다.
모든 게르만계 민족들이 그러하듯이 영국 사람들도 육류를 좋아한다. 특히 영국 사람들은 광우병 파동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소고기에 대해서 자부심이 강하다. 그 이유중 한 가지를 필자는 ‘Sirloin steak’를 통하여 보고 있다.
‘등심 loin’에 당당히 작위를 수여함으로써 오늘날 위풍당당하게 세계 각처의 레스토랑 메뉴에 이름을 자랑하고 있는 이유 또한 영국의 왕실 만큼이나 이 섬나라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러울 것이다.


주1) 작위들은 폐위됐으나 흔적들은 사람들의 성이나 가문의 이름에 남아 있다.
주2) surloin은 old French 로서 영어로 above the loin 이란 뜻이다.
주3) 찰스 2세가 프랑스에서 가져온 것들은 바람직한 것 만큼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8 사랑을 위한 남성들의 음식 ‘굴 - Oyster ’ 2010.11.17
스테미너 증진 위한 보양음식 … 영국 남동부 Colchseter 굴 축제 열기도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7 프랑스 혁명이 가져온 음식문화 ‘레스토랑’ 2010.11.03
궁중 요리사 통해 민중에 왕실 음식 전파 … 계급에 따른 음식 차별 사라져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6 “이 소고기를 ‘Sir Loin’으로 부르겠노라” 2010.10.20
소고기 등심에 작위 준 3명의 영국 국왕 … 음식문화 고급화에 지대한 공헌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5 영국 전통음식(?) ‘피시 앤 칩스’ 2010.10.06
생선과 감자 튀김 조합 영국서 시작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4 유럽사에서 중요한 생선 ‘대구’ 2010.09.15
대구 어업권 놓고 전쟁 치른 아이슬란드와 영국 …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 설정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영국 2월 집값 상승
영국 청년교류제도(YMS) 연..
주의 말씀을 의지하여 삽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요
공연 관객의 반응 : 한국VS..
Stop! Think Fraud
지도에서 하나된 코리아를 볼 수..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