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7 프랑스 혁명이 가져온 음식문화 ‘레스토랑’
코리안위클리  2010/11/03, 04:34:06   
▲ ‘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로 잘 알려진 루이 14세는 미식가일 뿐 아니라 위장의 크기가 보통 사람의 두 배인 대식가였다. 사진은 베르사이유 궁에 전시되어 있는 루이 14세의 흉상.
궁중 요리사 통해 민중에 왕실 음식 전파 … 계급에 따른 음식 차별 사라져

영국에서 가장 화려한 ‘미식’을 즐긴 역대 왕은 누구일까. 필자는 찰스 2세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윈저성에서 찰스 2세가 주관한 만찬 한 번에 당시 기준으로 £2,394파운드라는 엄청난 돈을 지불했다는 데, 그 음식의 종류를 보면, 굴, 가리비, 게, 새우, 조가비 등의 갖은 해산물에서 부터 닭, 토끼, 칠면조, 양, 소, 돼지 등의 육류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식재료들이 이용됐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와 풍채를 자랑하는 찰스 2세는 1660~1685년 까지 왕의 보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수 많은 화제와 스켄들의 중심에 서 있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찰스 2세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화려함과 절대 권력의 대명사’ 부르봉 왕조의 루이 14세와 사촌이다. 모친의 국가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면서 화려한 왕실 문화를 몸소 체득한 사람이다. 부르봉 왕조의 모습을 답습하듯 찰스 2세가 미식과 예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후원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찰스 2세의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부르봉 왕조의 주 무대인 베르사이유 궁에서는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후보군으로 등장할 수 있는 몇 명의 왕들 중에서 ‘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로 잘 알려진 루이 14세의 정찬 수라상을 구경해 보기로 하자.
루이 14세는 화려하고 맛나게 음식을 먹었던 미식가 일뿐 아니라 엄청나게 먹었던 대식가이기도 하다. 기록에 의하면 그의 위장은 보통 사람의 두 배에 달했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먹었을까. 왕은 오후 2시에 정찬을 먹었고 저녁 10시에 만찬을 즐겼다.(주1) 먼저 몸풀기로, 아니 위장의 준비 운동으로 왕은 수프를 먹었는데 보통 네 가지 종류의 수프를 한 끼 식사의 스타트로 먹었다.
그럼 본선으로 들어가 볼까.
주전 선수로 꿩, 자고, 닭 혹은 오리, 양고기, 햄 등의 고기를 메인으로 먹었다. 한 종류의 고기를 날짜 별로 먹은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고기들을 한 끼의 식사로 먹었다. 이 정도면 가히 식탐의 대가로서 보통 사람들 보다 두 배나 큰 위를 가졌다는 것이 이해될 만도 하다. 그리고 나중에 셀러드, 햄,페이스트리 그리고 여러 가지 과일 등을 후식으로 또 먹었다.
한 끼 정찬을 위하여 음식을 나르는 사람만 하더라도 최소 15명이 필요했다. 베르사이유 궁에 상근 웨이터만 160명 이었다고 하니 웬만한 특급 호텔 몇 개와 맞먹는다. 궁중의 음식과 연회를 담당하는 부서의 직원만 500 여 명이었다고 한다.

프랑스를 피바람으로 몰아친 혁명은 왕실과 상류계급의 음식문화가
민중에게 전해진 계기가 됐다. 음식에 대한 기득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누구나 돈만 지불하면 왕실의 훌륭하고 화려한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까지 생겨나게 됐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재미난 사실은 루이 14세가 식사하는 이 모습을 수 많은 대신들과 귀족들이 마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듯이 구경했다고 한다. 왕의 식사 관람이라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절대왕정 시절 이런 모습은 당시 왕궁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례였다.
부르봉 왕조는 그렇게 몇 세대의 황금기를 보내며 말 그대로 잘 달려 갔었다. 그러나 좋은 시절이 항상 영원하지는 않는 것이 역사의 상례이다. 왕궁 안의 화려한 식사와는 달리 왕궁 밖의 파리 시민들은 한 조각의 빵으로 허기진 위장을 채워야 했다.
혁명의 전운은 파리 하늘을 서서히 물들이고 있었고 베르사이유 궁에는 먹구름 처럼 몰려 들었다. 천둥이 피바람으로 몰아친 혁명은 마침내 콩코드 광장에서 앙시앵 레짐의 종착역을 고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 살아 남은 행운아가 있으니 바로 왕실이 남겨 둔 화려하고 앞서간 상류 계급의 음식문화였다. 이제 이들은 왕궁의 담을 넘어 민중속으로 들어 왔다.
귀족들과 왕족들만이 먹는 음식에 대한 기득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즉 음식은 지위고하 구분 없이 누구나 돈만 지불하면 원하는 음식을 무엇이든 사먹을 수 있었다.
화폐와 경제력이라는 현실적인 난제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지만 형식적으로 계급에 따른 음식의 차별은 없어진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로 ‘레스토랑’이란 것이 생겨났고 왕실에서 훌륭하고 화려한 음식을 예술처럼 조리하던 수 많은 요리사들이 민중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문화적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소유권에 대한 주장은 언제나 분분하다. 서구문화에 있어서 음식문화 그리고 더 나아가 미식문화를 이야기할 때도 이 분쟁은 여지 없이 나타난다. 그러나 프랑스 요리의 또 다른 화려함의 출발이 역사 어느 곳에 위치하는가에 대한 논란에는 아무런 분쟁이 없다.
빵에서 출발한 프랑스 혁명은 결국 수라상 음식이 왕궁 담장을 넘어 노점에 내놓인 꼴이 된 셈이니 이만한 혁명이라면 엄청나게 수지맞는 혁명이 아니고 무엇인가.(주2)

주(1) 고귀한 신분의 사람들은 아침을 먹지 않았다. 그들은 아침을 아랫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였다.
주(2) 혁명의 요인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필자는 그중 하나인 ‘음식’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자 할 따름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9 ‘샌드위치’ - 명문 백작 가문 출신의 편리한 음식 2010.12.01
샌드위치 날, 샌드위치 맨, 샌드위치 형국 등 사회적 현상에도 언급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8 사랑을 위한 남성들의 음식 ‘굴 - Oyster ’ 2010.11.17
스테미너 증진 위한 보양음식 … 영국 남동부 Colchseter 굴 축제 열기도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7 프랑스 혁명이 가져온 음식문화 ‘레스토랑’ 2010.11.03
궁중 요리사 통해 민중에 왕실 음식 전파 … 계급에 따른 음식 차별 사라져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6 “이 소고기를 ‘Sir Loin’으로 부르겠노라” 2010.10.20
소고기 등심에 작위 준 3명의 영국 국왕 … 음식문화 고급화에 지대한 공헌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5 영국 전통음식(?) ‘피시 앤 칩스’ 2010.10.06
생선과 감자 튀김 조합 영국서 시작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영국 2월 집값 상승
영국 청년교류제도(YMS) 연..
주의 말씀을 의지하여 삽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요
공연 관객의 반응 : 한국VS..
Stop! Think Fraud
지도에서 하나된 코리아를 볼 수..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