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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사진만 찍고 오시지…
코리안위클리  2003/05/29, 00:24:03   
“황당한 배신감을 느낀다.”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외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인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외교를 두고 쓴소리부터 내뱉었다. 그는 “대북 선제공격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해 이런 조처에 신중해지도록 만들지는 못할망정, 이에 대해 동의·묵인하면서 어떻게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막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왼쪽 사진 -  부시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알맹이 없는 ‘북핵 평화해결 원칙’에 집착해 얻은 것 없이 미국의 입장을 모두 추인해주는 외교적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오른쪽 사진 -  5월18일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하려던 노대통령은 한총련 학생들의 ‘굴욕외교’ 규탄시위 때문에, 후문을 통해 걸어서 행사장으로 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터프가이’와 ‘이지맨’의 거리

노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외교을 두고 불거진 논란이 쉽사리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5월16일 브리핑 자료를 통해 “실용 외교·평화 위한 노력 빛났다. … 젊고 진솔한 리더십으로 한-미간 오해도 불식시켰다”며 성과를 강조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5월17일 논평을 내고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왔던 대북 포용정책 기조를 대폭 후퇴시키는 한편, 미국의 일방적인 대 한반도 정책을 추인하는 것으로 끝났다”고 꼬집었다. 또 5월18일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하려던 노대통령은 한총련 학생들의 ‘굴욕외교’ 규탄시위 때문에, 후문을 통해 걸어서 행사장으로 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도대체 미국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노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5월12일 9·11 테러로 붕괴된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현장을 찾았다. 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반인도적 테러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잇따라 침공하면서 이곳이 갖고 있던 ‘반인도적 테러 규탄’의 상징성이 상당부분 퇴색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미국의 눈치를 너무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같은 날 노대통령은 뉴욕 동포간담회 자리에서 자신이 반미주의자가 아니라는 해명성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나는 이런 의심을 해소하려 노력했고, 이라크 파병을 단호하게 조속히 결정한 것도 그 일환이다. … 미국 사람들이 갖는 궁금증을 말끔하게 해소해놓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지금 사상검증이라도 받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튿날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장에서 나온 발언은 잇따른 ‘구설수’의 백미였다. 노대통령은 “만약 53년 전 미국이 우리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정치범 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오늘의 한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대방에 대해 갖추는 관례적 예의치고는 입맛이 씁쓸할 정도로 저자세였다. 이를 두고 한 안보전문가는 “한때 주한미군 철수를 운위하던 ‘터프가이’ 노무현이 어느새 ‘이지맨’(easy man)으로 변해버린 모습을 지켜보기가 민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미국쪽은 노대통령의 방미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노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줄곧 강조해온 것을 잘 아는 당국자들이 연일 ‘무력사용 불사’를 들먹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월14일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어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선택 방안들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다. 군사 공격을 포함한 모든 선택 방안을 열어놓는 것은 미국의 오랜 정책이며, 이번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새삼 강조했다.

미국은 연일
‘무력사용 불사’ 들먹여

이런 상황에서 5월14일 한-미 정상이 내놓은 공동성명은 안도와 우려라는 이중적 반응을 끌어냈다. 우선 공동성명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이 담긴 대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이번 한-미 공동성명의 문맥상 우리가 얻을 수 있었던 최상은 미국은 무력사용을 포함한 모든 해결책을 고려할 수 있으나, 만약 무력 사용을 한다면 한국과 반드시 협의하고 동의를 구한다는 확약을 해줄 수 있는가였다. 방미 과정에서 대통령의 행보를 볼 때 더 이상 욕심을 버리고 이것을 노렸을 것이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알맹이도 없이 구두선에 그칠 수 있는 ‘북핵 평화해결 원칙’에 집착해 얻은 것 없이 미국의 입장을 모두 추인해주는 외교적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공동성명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 보면, 미국의 동북아 전략 내용 대부분을 우리 정부가 암묵적으로 승인해준 꼴”이라는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은 △한-미 동맹관계 △북핵 문제 △경제 문제를 포함한 그 밖의 동맹관계 등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이번 방미의 핵심은 역시 북핵 문제였다. 노대통령도 5월18일 광주 전남대에서 행한 특별 강연에서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북한 핵 문제와 한-미 동맹 관계에 대한 불안과 의문을 해소하고, 그로 인한 경제 불안과 불신의 팽배를 해소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한 1차적 목표였다”고 언급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논란에 휩싸인 성명 내용은 두 가지다. 먼저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상정해 ‘추가적 조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한-미 정상은 의견이 일치했다. 또 인도적 지원은 지속하겠지만,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교류를 연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는 기존 대북 포용정책의 계승이라는 참여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추가적 조처를 왜 미국식 군사적 수단을 용인하는 것으로만 해석하느냐. 타협의 산물이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이 참여정부의 이른바 평화번영 정책의 1단계 과제임을 고려할 때, 이를 해결하지 않은 채 향후 남북관계가 매끄러울 수는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도 나온다. 그럼에도 “지난 5년간 이뤄놓은 남북화해 분위기가 상당 기간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5년간의
남북화해 얼어붙을 수도

“한-미 동맹관계를 언급한 부분이 오히려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공동성명은 동맹관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 및 아태 지역에서 미군의 강력한 전진 주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 했다. 두 정상은 기술력을 활용해 두 나라 군을 변혁시키고, 새로이 대두하고 있는 위협에 대한 대처 능력을 제고함으로써 한-미 동맹을 현대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동맹 현대화의 맥락에서 양 정상은 주한미군을 주요 축을 중심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용산기지를 재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결국 미사일방어망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우리 정부가 모두 용인해주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노대통령은 5월15일 미 방송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방미를 결산하는 인터뷰를 했다. 이 자리에서도 ‘파격’은 이어졌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정권이 위기에 몰릴 경우 이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일견 모순되는 주장을 내놨다. 또 “북한은 신뢰할 만한 동반자가 아니며, 북한 정권과는 의견을 달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방미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사이, 미국은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과 잇따른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5월23일에는 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 대통령과 일-미 정상회담을 벌였다. 또 6월1일부터 열리는 서방 주요 8개국 정상회의(G-8)에 중국이 처음으로 초대를 받아, 회의기간 중 후진타오 주석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논의가 주요 의제인 이들 정상회담 동안 한국 정부의 입장은 한-미 공동성명이 대신 말해줄 것이다.
노대통령은 5월14일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 로즈가든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떠나면서 걱정과 희망을 함께 가지고 왔다. 그런데 오늘 부시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걱정은 벗어버리고 희망만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벗어버린 ‘걱정’은 무엇이고, 가지고 돌아온 ‘희망’의 보따리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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