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사상 유례없는 긴축재정으로 인해 더블딥(이중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지난달 26일 영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점을 부각시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집중 보도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하락을 거듭하다가 2009년 4분기에 처음으로 0.4%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지난해 1분기 0.3%, 2분기 1.1%, 3분기 0.7%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4분기 성장률은 예상을 깨고 다시 -0.5%를 기록, 경기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폭설과 한파로 산업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결같이 긴축재정으로 인해 향후 경기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보이고 있다. 머빈 킹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영국 경제가 지속 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초를 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올해 강력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킹 총재는 정부의 지출 삭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질 소득 감소와 실업률 상승이 민간부문의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4분기 GDP통계는 경기 회복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4~5% 수준에 이른 뒤 내년도부터 급격히 낮아 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모두 2천억 파운드를 투입해 국채 등을 매입하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속도가 가파르지만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009년 3월부터 22개월째 0.5%로 동결하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 통화위원들 사이에도 물가인상 압박이 심해져 금리를 올릴 때가 됐다는 지적이 많지만 부진한 경기 회복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들어선 보수당 중심의 연립정부는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 투입으로 연간 1천500억 파운드로 불어난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4년간 복지 관련 예산을 연간 70억 파운드 삭감하고 공무원 수를 50만명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모두 810억 파운드를 절감하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블딥 우려가 커지자 총리실 대변인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 1개 분기의 통계에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정적자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정부 지출 축소와 세금 인상 등의 긴축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 예비내각의 에드 볼수 재무장관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면서 “정부는 무분별하고 급속한 지출 삭감 정책을 시급히 재검토하고 성장과 일자리 보호를 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