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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4 향신료 찾아 지구 한바퀴
코리안위클리  2011/02/16, 07:03:42   
▲ 정향, 육두구, 후추, 계피 등과 같은 향신료는 육류를 저장하고 요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였기 때문에 중세시대 유럽인들에게 최고의 품목으로 각광을 받았다.
세계사 바꾸어 놓은 대서양 항로 개척의 일등공신
마젤란 세계일주, ‘지구는 둥글다’ 입증 근거 되기도

음식 문화사 관점에서 유럽은 크게 두 개의 문화권으로 단순하게 구분 된다.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해 발달된 음식문화를 누렸던 지중해 연안과 심플한 육류 중심의 지중해 위쪽 지역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중해 연안의 라틴 사람들은 자신들이 월등히 앞서간 문명인이란 생각에 한껏 도취돼 있었다.(주1)
라틴 사람들의 음식문화에 대한 상대적 자부심이나 기득권은 거주 지역의 지리적 위치에 큰 은혜를 입었다. 지중해의 지정학적 위치는 동서양과 아프리카를 오가는 모든 무역의 거점도시였기 때문이다. 즉 오늘날로 치면 세계 무역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길목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세계 무역 ‘허브’ 지중해 지역

해상과 육로를 통하여 이들이 동서양과 아프리카로부터 교역의 대상으로 취급했던 물품들은 아주 다양했다. 특히 동방은 이들에게 최대의 교역 대상국으로 인도와 동남아 지역에서 들어오는 향신료를 거의 독점하다 시피했다. 그 중 정향, 육두구, 후추, 계피나무 껍질 등과 같은 향신료는 육류를 저장하고 요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였기 때문에 중세시대 유럽인들에게 최고의 품목으로 각광을 받았다.
당시 지중해 상인들은 향신료를 들여와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폭리를 취했다. 더구나 영악한 대상인들은 이 모든 향신료의 원산지를 철저히 비밀로 부쳐 자신들의 독점을 더 한층 공고히 하였다. 그 결과 정향은 원산지 말리이 반도의 가격보다 최대 360배 가까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기도 하였다. 오늘날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아 있는 르네상스 부흥의 기초를 이루었던 당대의 영화는 순전히 ‘장사’로 남긴 경제적 파워라 이야기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의 상술은 뛰어난 폭리를 그 바탕에 깔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이들의 폭리 앞에서는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것은 동양으로 통하는 모든 무역로가 지중해 지역에 밀집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항로 개척 나선 유럽인들

변화의 조짐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13세기 말에 시작된 오스만 투르크의 부상이었다. 발칸의 맹주로 떠오른 오스만 투르크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침공하여 동로마를 정복하게 되었다. 활발한 육상무역의 루트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마침내 중세시대의 황금광이었던 향신료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을 정도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이제 유럽인들에게 지중해를 거치지 않고 안정된 가격으로 다량의 향신료를 구입해야 할 아주 중요한 현실적인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향신료를 찾아서 가장 먼저 신항로 개척에 뛰어든 국가는 바로 대서양에 얼굴에 맞대고 있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 두 나라였다. 특히 포르투갈은 아시아로 가는 신항로 개척만이 국가를 융성시킬 수 있는 희망이자 꿈이라 생각했다. 더우기 국왕 주앙 1세의 셋째 아들이었던 엔리케의 신항로 개척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여 역사는 그를 ‘항해 왕자’라고 칭하고 있다.
1497년 7월, 168명을 실은 4척의 배로 리스본에서 출항하여 신항로 개척에 나선 바스코 다 가마는 희망봉을 돌아 1498년 5월 마침내 인도의 캘리컷에 도착했다. 2척의 배를 잃고 겨우 55명만이 생존해서 귀한한 길고도 험한 항해였지만 그들의 범선에 가득 실려 있던 1년 분량의 향신료는 충분한 보상으로 넘치고도 남았다.
그후 1519년 스페인 왕의 지원을 받은 포르투갈 항해인 마젤란이 5척의 배에 270명을 싣고 세계일주를 시작했다. 마젤란은 항해중 필리핀에서 죽었지만 1522년 18명의 부하들이 1척의 배로 무사히 귀한 함으로서 최초의 세계일주가 달성되었다. 그들은 몰루카 제도에서 32톤의 가량의 향신료를 싣고 돌아왔다. 이 향신료는 항해에 투자된 모든 자금을 회수하고도 막대한 이익을 남겼으니 당시 향신료의 가격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 일주는 또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생생하게 입증한 귀중한 근거가 되기도 했다.

유럽 상권 변화 ‘계몽주의’ 산물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신항로를 통하여 향신료를 직접 서유럽에 들여온 그 엄청난 사건은 반대로 지중해 무역상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었다. 바야흐로 유럽의 상권이 지중해에서 이베리아 반도쪽으로 넘어오게 된것이다. 그리하여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의 열강들이 앞다투어 신세계 개척의 뱃길을 열어 갔다.
대서양 연안을 통한 신항로 개척은 세계사에 있어서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커다란 분수령이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그 이유는 신항로 개척 이후 유럽의 메이저 국가들은 서로 경쟁하듯이 앞다투어 수많은 신천지를 발견하게 됐다.
그 결과 중세까지 유럽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사상과 사고, 인식의 낡은 경계를 깨고 새로운 곳으로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성을 강조하는 계몽주의는 이러한 과정의 산물이기도 하다. 세계사가 명확하게 근대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모든 일들은 신항로 개척이라는 유럽인들의 진취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의 선두에 ‘향신료’가 길라잡이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는 것은 역사에 기록된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주1) 라틴의 음식문화는 상대적으로 발달했던 그들의 많은 문명과 문화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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