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시간대를 유럽대륙과 동일하게 바꾸는 일이 이번엔 부분적으로나마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영국의 시간대는 세계 시각의 기준인 그리니치 표준시와 같으며, 서머타임이 실시되는 3월 마지막 일요일-10월 마지막 일요일 사이엔 표준시 보다 1시간 빠르다. 포르투갈을 제외한 대부분 유럽 대륙 국가들은 영국 보다 시간대가 1시간 빠르다. 서머타임 기간에도 유럽대륙과 영국이 각 1시간 앞당기기 때문에 양측 시차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영국에서는 경제적 이유와 상이한 시차로 인한 불편 등을 이유로 시간대를 앞당기려는 논의가 있었으나 반대 여론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영국 정부와 정치권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시간대 변경 작업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고 있으며, 여러 여건 상 이번엔 실현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20일 영국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 지 등에 따르면, 연립정부가 몇 주 내에 발표할 ‘신 관광전략’이라는 정책에 ‘이중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 도입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중 서머타임제’는 현행 시간대는 유럽과 1시간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되 서머타임 기간에만 시계의 시침을 두 시간 앞당기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아예 1년 내내 시간대를 1시간 앞으로 당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추진자들은 아침엔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활동시간 대에 해가 더 길어져 근로시간과 야외활동 증가로 경제 활성화와 건강 증진 등의 효과가 있고 난방비도 절약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광업계는 유럽대륙과의 시간대가 같아져 혼란과 낭비가 없어지고 잉글랜드 남부의 경우 6월 말엔 오후 11시, 스코틀랜드에선 오후 11시30분까지 해가 남아 있어 국내외 관광객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적극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상당수 보수당 의원들과 환경운동단체들도 지지하고 있으며 왕립 안전사고 예방협회(RoSPA)도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며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쪽 지방인 스코틀랜드에서는 종전 처럼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들은 특히 겨울철의 경우 출근시간의 어둠이 지금보다 더 짙어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어린이 안전사고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책의 발안자인 레베카 해리스 보수당 의원은 그러나 시간대를 앞당기면 연간 35억파운드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정치권이 회의론자들에 대한 적극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영국 경제가 매우 어렵고 내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중 서머타임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권의 지지가 여느 때보다 높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역시 매우 긍정적이서 향후 국민 여론에 따라 1시간을 전면적으로 당기거나 서머타임 때에만 2시간 당기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에선 2차대전 중 전기절약과 근로시간 확대 위해 시침을 1시간 앞당긴 바 있으며, 1968년부터 1971년 3년간 연중 1시간을 시험적으로 앞당겼다 원상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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