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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50 청소년의 성(sex) 문제
코리안위클리  2011/04/13, 04:27:00   
▲ 성욕은 청소년 시기 이전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차 성징이 발달함에 따라서 2세를 만들 수도 있고 이전까지는 성욕을 조절해 주던 부모가 오히려 성욕을 자극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청소년기는 성적인 정체성 확립하는 혼돈의 시기
자신 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큰 도전

제목을 ‘문제’라고 붙이는 것이 과연 적당한지 많이 고심했다. 왜냐하면 혹시나 청소년의 성(sex) 문제를 병적 혹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매도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다. 실제로 임상에서 부모를 만나 보면 많은 경우에 “10대들은 대개 그렇지 않느냐 다 호르몬 때문이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부모에서부터 “어릴 때는 안 그랬는데 큰 일” 이라면서 마치 ‘변태 성욕자’가 된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다.
청소년은 어려운 시기이다. 심리적으로 본다면 부모에게서 멀어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야 하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정립해야 하는 혼돈의 시기이다. 이 ‘정체성’에는 성적인 정체성(sexual identity)도 포함되어 있다. 자기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또 자신이 호모인지 아닌지 등을 알아내야 한다.
일례로 중고등학교를 가면 ‘저 사람은 호모나 아니면 게이다’ 등 지금 한국의 학교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영국 중고등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하는 은밀한 가쉽(Gossiping)에 거의 다 이런 주제들이 섞여 있다. 또한 때론 혼자서 때론 여럿이 모여 성적인 게임을 통해 실험하기도 하고 마치 자신의 신체 변화에 대해 신기하거나 위험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얼마 전 클리닉에 한 청소년 환자가 환청이 있다고 급하게 의뢰가 들어왔다. 이전에 가벼운 자해 경험이 있어서 카운셀링도 받은 적은 있지만 공부도 잘하고 어렸을 때는 별 문제가 없던 환자다.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친구들이 자꾸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고 멸시하는 듯해서 학교 가는 것이 힘들다고 말한다. 혼자 있을 때는 그 친구들이 “넌 못된 놈이야” “넌, 그러면 안돼”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듣기 싫어지고 너무 화가 나는 경우에는 그 친구들을 살해하는 환상을 가진다고 한다.
이쯤 되니까 그 카운셀러나 부모가 놀래서 혹시나 정신분열증상이 아닌가 해서 필자에게로 데리고 왔다. 어머니하고 둘이 왔는데 한 20분쯤 이야길 하다가 어머니하고 같이 면담을 하던 필자의 여자 동료를 옆방으로 보내고 그 남학생과 따로 면담을 했다.

청소년은 어려운 시기이다. 심리적으로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왔는지 등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동시에 자기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또 자신이 호모인지 아닌지 등 성적인 정체성도 정립해야 하는 혼돈의 시기이다.

필자는 청소년과 단 둘이 면담한다고 해서 혼자서 부모 몰래 무엇을 하는지 물어 보지 않는다. 대개 청소년들이 처음 진료를 올 때는 의료진이나 카운셀러가 부모를 대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캐물으려고 하면 오히려 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비밀스런 이야기’ 즉 성에 대한 이야기는 치료자를 100%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필자가 주도적으로 질문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청소년은 놀랍게도 자신이 여자 친구를 한꺼번에 여러 명 사귀고 성적인 게임을 했고 또 그것이 학교에 소문 나서 친구들이 자기를 보고 수군대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는 이야기를 어렵지만 자세하게 설명했다.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는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러한 마음의 갈등을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다른 행동(acting out)을 할 가능성이 적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학생과는 자신에게서 들리는 친구 학생들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자기 자신의 목소리라는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었고 왜 자신이 스스로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친구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이 학생은 친구들이 자기를 ‘괴물’ 보듯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친구들을 피할 생각만 하고 학교를 안 가면 그러한 괴로움에서 어느 정도는 해방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자신이 스스로의 마음에서 자기를 비난한다고 느끼는 것 보다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면 적어도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덜 두렵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한국 유학생 가족 특히 소위 ‘기러기’ 가족에게는
인위적으로 아빠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엄마가
아들의 청소년기를 도울 때 너무 자기 주위에 가까이 있고
아빠가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의 성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어쨌든 그 학생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알아가기 위한 실험을 한다고 생각되었는데 본인은 자신의 이런 성욕이 점점 증가하여 나중에 조절을 못하면 어떡하나 라는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실 이러한 성욕은 청소년 시기 이전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설사 자신이 조절을 못한다 하더라도 부모가 조절해 줄 수 있고 또한 ‘사고’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애가 생기는 등의 큰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곤란한 점이 자신의 이차 성징이 발달함에 따라서 2세를 만들 수도 있고 이전까지는 성욕을 조절해 주던 부모가 오히려 성욕을 자극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소년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래 전에 이혼하고 어머니 혼자서 길렀는데 이런 가까운 관계가 이 소년에게는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하여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가지는데 방해 작용을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와의 진료 다음날 당장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와서 자기 아들이 여학생들과의 무분별한 관계로 굉장한 고민을 하고 있고 자신이 어떻게 이것을 통제해줘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아들이 필자와 단 둘이 있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했다면 어떤 어드바이스를 줬는지 꼬치꼬치 캐물어 왔다.
이것은 청소년의 성이 본인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어렵게 다가온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가지 언급해 두고 싶은 사실은 한국 유학생 가족 특히 소위 ‘기러기’ 가족에게는 이러한 어려움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아빠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엄마가 아들의 청소년기를 도울 때는 엄마가 너무 자기 주위에 가까이 있고 아빠가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의 성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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