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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51 다문화 가정의 정신건강
코리안위클리  2011/05/04, 06:33:16   
▲ 한국에 시집온 다문화 여성이 겪는 가정폭력이나 인종차별의 어려움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자녀들이나 가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한국의 다문화 가정 문제, 외국 사는 우리 자신 되돌아 보는 거울 삼아야

십수 년 전 한국을 떠났을 때와는 달리 한국에도 국제 결혼이 증가하고 또한 외국인들이 점점 많이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일을 하고 있는 런던에서는 외국인들이 너무나 많이 살기 때문에 이런 다문화 가정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단일 민족’을 표방하고 그 정신으로 주체성을 지켜왔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심리적으로 적지 않은 놀라움을 안겨 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다문화 가정’의 시발점이 된 사회현상 중 하나로는 ‘농촌 총각’의 국제 결혼을 들 수 있다. 사실 한국내에서도 농촌 총각이 캄보니아나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여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약간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맥락의 문제는 영국내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결혼 커플의 한 쪽이 다른 쪽보다 월등히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을때 둘 사이의 관계가 묘하게 얽혀드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예를 들면 남자가 영국시민권 소유자인데 배우자가 남편에게 종속된 거주 비자를 가지고 있을 때 부인이 남편에게 가정폭력 등의 여러가지 학대를 당하더라도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의 결과에 대한 걱정 때문에 계속해서 학대를 당하면서 살아야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물론 이런 경우 둘 사이에 아이가 있으면 그 아동의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숨겨진 가정문제가 드러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필자가 진료했던 한 아동은 ADHD 아동처럼 행동이 부산하고 난폭해지는 문제로 병원으로 의뢰되었다. 이 아동의 아빠는 영국시민권자이고 엄마는 아프리카 출신으로 엄마가 가정폭력을 못견디고 그 가정을 탈출하면 비자도 아이도 다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아무말도 못하고 그 스트레스가 아동에게로 표현된 것이다. 엄마랑 자세히 면담해 보니 이 어머니는 아들이 비록 5살밖에 안 되었지만 그 아동이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면 자신을 때리는 남편에 대한 두려움이 되살아나 그 행동을 훈육하기는 커녕 스스로 두려워져서 과도하게 야단치거나 아니면 아예 전혀 상관을 안하는 반응을 하고 있었다.
또한 아동이 영어가 익숙해지면서 자신도 가정에서 모국어를 점점 안하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슬퍼하고 있었으며 아들이 점점 영국사회에 익숙해지면 자신을 떠나고 그렇게 되면 자신이 남편이나 아들에게서 모두다 버림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어머니는 우울증이 있었고 동네 의사에게서는 약을 타먹고 있었지만 별로 큰 차도는 없는 상태였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들은 주류가정에 비해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들이 더 심각한데
특히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료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어
조기에 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입원을 요하는
심각한 정신장애까지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 등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익숙치 않는 사회,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와서 애를 낳고 사는데 오죽이나 애로사항이 많겠는가. 지역사회에서도 소외되어 있고 때로는 가정폭력이나 인종차별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다.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이 개인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녀들이나 가정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다문화 가정의 정신 건강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한국에서 이런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초등학교를 가서도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아동이 많다고 한다. 이런 아동들이 언어장애나 자폐경향이 있는지는 자세한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아동 자신의 병리보다도 가정내에서의 영향이 얼마나 작용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무조건적인 언어치료는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마치 개개 아동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진실을 오도할 수도 있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들도 이런 ‘다민족’ 군에 해당된다. 각종 연구에서 익히 밝혀진 대로 이런 ‘다민족’ 군은 주류가정에 비해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들이 더 심각한데 특히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료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힘든 점이다. 덕분에 조기에 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입원을 요하는 심각한 정신장애까지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한인 여성들이 특히 우울증이 많은 것은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는데 그들은 이중적인 문화생활에 대한 부담을 많이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편들이 바깥에서는 부인들이 서양 사회의 관습대로 일을 하고 사회활동을 많이 하기를 바라지만 집안에서는 한국 문화대로 가정일을 도맡아 하고 어른들을 잘 모시고 자녀양육까지 기대한다. 그 결과로 여성들은 안팎으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많은 경우에 남편에 비해서 영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고립되어 있고 심지어 병원에 가기를 꺼리게 된다. 현실적으로도 한인 커뮤니티가 좁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에게도 이런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자꾸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우리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문제가 외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는 거울로 사용하여 과연 우리 자신은 문제가 없는지를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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