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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9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와 먹거리 운명
코리안위클리  2011/05/04, 06:36:38   
▲ 지하 세계에 갇혀 있던 페르세포네는 데메테르와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나 석류 때문에 지상에서 계속 살지 못하는 딸을 돌려 보내야 하는 헤어짐의 슬픔과 만남의 기쁨이 반복되면서 인간의 먹거리도 생산과 휴면기를 반복하게 된다.
봄은 신들의 운명의 장난에서 시작된 땅위의 생산체계

지하 세계의 신 ‘하데스’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다. 고립된 신으로 외롭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다른 신들 조차 그 지하 세계를 왕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곳은 죽은 이후에야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하데스는 지상의 다른 신들 처럼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의 배필을 구하고자 마음 먹었다.
그러나 어둡고 칙칙한 지하 세계로 들어와 하데스의 아내가 되기를 원하는 여신을 구하는 일이란 쉽지 않았다.
어느날 지하 세계에서 외출한 ‘하데스’는 우연히 보게 된 ‘페르세포네’에게 운명의 필이 꽃혀 버렸다. 지하 세계에 살았던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의 아름다움은 찬란히 빛나고도 남았다. 사랑에 빠질 때 주변 장치는 언제나 극적이다. 때마침 페르세포네는 수선화에 흠뻑 취해 있었다. 생각해 보라 이 얼마나 완벽하게 황홀한 장면이었을지를! 눈깜짝할 사이에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지하 세계로 오게 되었다.
문제는 시작에 불과했다. 사라져 버린 딸 페르세포네를 찾기 위해서 그녀의 어머니 데메테르는 갖은 노력을 다 기울여 보았으나 딸의 행방은 묘연했다. 딸을 잃은 데메테르의 상실과 비통함은 처절했다. 데메테르가 누구인가. 바로 곡물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주신의 슬픔은 바로 백성들의 슬픔이기도 하다. 지상의 열매와 수확을 할 수 있는 모든 곡물들이 일제히 생명력을 잃어 버린 것이다. 초목은 시들고 들판은 황폐화 되어 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된 제우스는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데메테르에게 돌려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하데스가 제우스의 요청을 수락하기란 만무하다. 협상이 시작되었다. 제우스가 누구인가. 바로 신들 중 최고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절대권력자 아니던가. 더구나 하데스가 납치해서 지하 세계의 여왕으로 삼고자 했던 페르세포네는 바로 제우스가 딸이며, 페르세포네의 어머니 데메테르는 제우스의 누이다. (주1)
하데스는 제우스의 요청을 마지못해 받아들이지만, 지하 세계의 음식인 석류를 페르세포네에게 먹인다. 석류를 먹었다는 것은 페르세포네가 지하 세계의 신 ‘하데스’에게 속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데스의 철저한 계략이었다.
이 계략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지하 세계에서 돌아온 페르세포네는 어머니 데메테르와 다시 만나게 된다. 딸을 다시 만난 데메테르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뿐이었다. 지하 세계의 음식 석류를 먹었다는 사실은 어머니 데메테르와 아버지 제우스에게 있어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된 상황이었다. 지상에서 계속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하 세계에서만 살 수도 없는 처지의 페르세포네의 신변은 우여곡절을 거쳐 아주 간단하게 정리가 됐다. 페르세포네가 일 년의 2/3는 지상에서 어머니 데메테르와 살고, 나머지 1/3은 지하 세계로 내려가서 남편인 하데스와 함께 사는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적어도 ‘땅위에서 생산되는 모든 ‘먹거리’의 운명이 결정난다. 이 얼마나 황당하기 그지 없는 신들의 장난이란 말인가. 페르세포네가 어머니인 데메테르와 지상에서 생활하는 일 년의 2/3는 바로 곡물들이 생산되는 시기이다. 땅 위의 모든 생산 체계가 곡물의 신 테메테르의 축복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르세포네가 다시 지하세계로 들어가는 나머지 일 년의 1/3은 반대로 생산체계의 문이 닫힌다. 바로 곡물의 신 데메테르의 슬픔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먹는 ‘먹거리들’중 적어도 땅위에서 생산되는 곡물들이 일정기간 생산과 휴면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신화들은 설명을 하고 있다.
봄이 아주 완연하다. 오가는 길에 활짝핀 꽃들을 즐기는 감상에 푹 빠져들기에 좋은 시절이 온 것이다.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의 행복한 웃음 소리가 들리는가 비록 신화 속의 이야기 일지라도….

(주1) 그리스와 로마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의 가족사는 통념을 넘어서 가히 엽기적인 일들이 즐비하다. 특히 제우스의 여자 관계는 단연 독보적이라 상상을 초월한다. 신들의 역할과 독특한 지배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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