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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20 화려한 웨딩 케이크의 역사
코리안위클리  2011/05/18, 21:47:48   
▲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는 웨딩 케이크를 장식하는 순백색의 설탕이 신부 집안의 부유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순수와 청결’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사진은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피로연에 사용된 웨딩 케이크
그리스 로마시대 단단한 밀·보리빵 부러뜨려 ‘신부 지배’ ‘풍요’ 상징
영국 신흥 부유층 부유함 과시 수단 사용

결혼을 꿈꾸는 모든 여성들의 최대 로망은 화려하게 장식된 황금마차를 타고 수 많은 백성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왕자와 나란히 왕실로 가고 있는 신데렐라가 아닐까. 불과 몇 주 전 우리는 그런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바로 영국 왕실 윌리엄 왕자의 신부 자리를 운좋게도 차지한 신부 케이트이다.
결혼식이 끝난 후 미래의 왕과 왕비가 될 두 사람은 버킹검 궁전에서 하객들과 함께 여왕이 베푼 피로연을 성대히 즐길 수 있었다. 피로연에서 하객들의 눈길을 가장 끄는 것은 신부 만큼이나 화려하게 장식된 웨딩 케이크이다. 일반적으로 서양에서는 신부용 웨딩케이크 하나만 사용되지만 이번 결혼식에는 신랑 윌리엄도 신랑용 웨딩 케이크를 주문했다. 순백색의 하얀 신부용 웨딩 케이크와 대조를 이룬 갈색의 초콜릿 웨딩 케이크가 손님들에게 선보였다.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왕실 결혼식에서 일어난 것이다. 서구 사회에서 웨딩 케이크의 역할과 의미가 무엇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독자 여러분들께 이야기를 한 번 들려 드릴까 한다.
서양에서 웨딩 케이크는 결혼식 후 신랑 신부가 초대된 하객들과 함께 먹는 케이크로 정의할 수 있다. 웨딩 케이크는 당연히 서구에서 시작됐으며, 그 역사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까지 올라갈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케이크와는 그 모양이나 식재료가 전혀 달랐지만 당대에 특별히 만들어진 빵 케이크들이 결혼식을 비롯한 축제들 - 주로 신들의 축제에 널리 사용됐다. 당시에는 거친 밀과 보리로 만든 빵이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케익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단단한 빵을 사용한 케이크라 할 수 있다. 이 빵 케이크를 결혼식 피로연 때 신랑이 신부의 머리위에서 부러뜨렸다. 이때 하객들은 이 빵조각들을 차지하기 위해 우루루 달려 들기도 했다. 오늘날 신랑 신부가 결혼식 피로연에서 자른 케이크를 하객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의식의 뿌리는 바로 이때 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신랑이 하는 이 의식은 바로 ‘신부를 지배’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아마 오늘날 페미니스트들이나 여권 신장론자들이 알면 경악할 수 있을 법한 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의식은 또한 ‘풍요’를 상징하기도 했다.

중세 영국에서는 롤빵을 높게 쌓아 올린 후 신랑 신부가 키스를 하였다.
이때 빵들을 깨뜨리지 않고 성공적으로 키스하면 그 부부는
‘건강과 번영’ 을 누릴 수 있다는 속설을 믿고 있었다.


오늘날 결혼식때 층층이 높게 쌓아 올린 웨딩 케이크의 형태는 중세를 거치면서 한 차례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중세 영국에서는 롤빵을 높게 쌓아 올린 후 신랑 신부가 키스를 하였다. 이때 빵들을 깨뜨리지 않고 성공적으로 키스하면 그 부부는 ‘건강과 번영’ 을 누릴 수 있다는 속설을 믿고 있었다. 당시 영국에서 이러한 결혼식 의식을 유심히 관찰하던 프랑스 제빵사가 본국으로 돌아가서 프랑스식 웨딩 케이크로 개발을 했다. 그리하여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웨딩 케이크는 파스테리를 피라미드처럼 뾰족하게 쌓아 올린 것이었다. 물론 이 웨딩 케이크는 이전 보다 한층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제빵사들에게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으며 웨딩 케이크 개발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된것이다. 중세를 거쳐 계몽기 시대에 접어 들면서 유럽은 신대륙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역을 하면서 신흥 부국들이 많이 생겨 나게 되었다. 그 많은 신흥 부국들 가운데서 영국은 단연 독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의 신흥 부유층들은 삶의 방식에서도 풍요의 혜택을 다양한 방법으로 누리게 되었다. 부자들은 자신의 삶의 방식이 타인들과 어떻게 다른가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로 결혼식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웨딩 케이크 또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바로 흰색 웨딩 케이크가 탄생된 것이다. 이때가 빅토리아 여왕이 보위에 오르기 바로 전의 영국이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빵의 표피를 장식하고 있는 이 순백색은 바로 설탕이다. 특히 웨딩 케이크에 사용하는 이 설탕은 아주 비싼 양질의 설탕을 사용한다. 당대만 하더라도 설탕은 서민들이 꿈도 꾸지 못할 엄청나게 비싼 사치품의 식재료였다. 서구 사회에서 웨딩 케이크에 지불되는 모든 비용은 신부의 아빠가 지불하는 것이 전통이다. 아주 비싼 흰색 설탕이 입혀지는 이 웨딩 케이크는 바로 신부 집안의 부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그런데 웨딩 케이크를 장식하는 흰색 설탕이 바로 ‘순수 와 청결’을 상징하는 의미 로도 사용되었으니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고민이다.
결혼식은 모든 사람들의 시선과 이목이 신랑과 신부에게 집중된다. 그리고 이들이 잘 살아 주기를 기쁜 마음으로 바란다. 점점 더 화려해지고 성대해지는 결혼식이 많아 지고 있다. 사람들은 본질이 형식에 파묻혀 버리는 미련한 실수를 본인도 모른 체 일상으로 저지르고 있다. 오래전 소박한 그 시절의 결혼식을 웨딩 케이크를 통해서 되돌아 보기를 바랄 뿐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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