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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21 왕실 피로연 메인요리 뺀 까닭
코리안위클리  2011/06/01, 05:09:50   
왕실 결혼식에 사용된 카나페 메뉴들
엘리자베스 여왕, 윌리엄 결혼식 때 ‘전통’ 깨고 카나페 대접
관례와 달리 웨딩 케이크도 2개 마련

지난 4월 29일 영국 왕실 결혼식에 대한 영국의 분위기는 엄청났다. 전 국민이 잔치와 축제의 도가니에 푹 빠졌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였다. 필자의 관심은 오로지 한 가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왕실 결혼식 당일 버킹엄 궁전에서 베풀어질 잔칫상에 어떤 메뉴가 나올 것인가였다. 이를 통해 영국 여왕은 어떤 메시지를 국민에 전달할 것인가 하는 것이 궁금했다. 버킹엄 궁전은 왕실 결혼식 피로연 메뉴에 대해서는 비밀에 부치고 있었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 중 버킹엄 궁전으로 초대받은 하객은 두 사람과 공적·사적으로 인연이 있는 650명으로 엄선되었다. 수치만 갖고 본다면 영국 왕실 역대 결혼식 중 가장 많은 하객이 버킹엄 궁전에 초대됐다. 왕실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많은 내빈에게 잔칫상 메뉴를 어떻게 차릴 것인가였다. 이 모든 고민은 버킹엄 궁전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몫이었다.
영국 왕실이 결혼식 하객에게 감사 연회를 베풀 때는 아무리 간소하더라도 그 과정과 내용에 왕실의 법도가 담겨 있는 법이다. 왕실 결혼식 잔치 음식에는 언제나 ‘주 요리(main meal)’가 있다. 하객들은 최대한의 식사 예법과 품위를 갖추고 테이블에 앉아서 코스별로 제공되는 요리를 접대받는다.

피로연 요리에 ‘화합’을 담다

4월 29일 버킹엄 궁전에서 열린 결혼식 하객 잔치 메뉴는 놀랄 만큼 달랐다. 싯 다운 밀(sit down meal)이라고 할 수 있는 주 요리가 잔칫상 음식 메뉴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버킹엄 궁은 잔칫상 메뉴를 카나페(canapes)로 차렸다. 먹을거리의 범주를 나눠 볼 때, 카나페는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식사’라고 분류하기에는 아주 가벼운 음식이고, ‘스낵’으로 단정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음식이다. 카나페는 손으로 집어서 한두 입에 먹을 수 있는, 말 그대로 핑거 푸드(finger food)라고 할 수 있다.
버킹엄 궁의 카나페 레시피는 종류가 자그마치 150가지나 된다. 이 많은 카나페 메뉴 중 왕실 행사의 성격과 초대되는 사람들의 성향에 맞게 선택된 레시피가 손님에게 서비스된다. 전직 왕실 수석 주방장에 따르면 버킹엄 궁에서는 리셉션 행사 메뉴로 8종류의 카나페를 기본으로 삼고 여기에 몇 개의 특별 카나페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통상적 관례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왕실 결혼식 때는 하객들에게 22종류, 개수로 무려 1만개의 카나페를 준비했다. 하객 한 명이 약 15개를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왕실의 가장 큰 경사로서 장차 영국의 왕과 왕비가 될 윌리엄과 케이트의 결혼식 하객 음식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극진한 예를 갖췄다. 따라서 대부분의 메뉴는 여왕이 직접 선택하였고 일부분은 결혼식 당사자인 윌리엄과 케이트의 의견이 반영되었다.
‘주 요리’가 왕실의 잔칫상 메뉴에 없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보기에 따라선 ‘파격’과 ‘일탈’에서 고민을 하기에 족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왕은 역시 달랐다. 여왕은 22종류, 1만개의 카나페를 엄선하면서 이 모든 음식에 ‘잉글랜드(England)’가 아닌 ‘브리티시(British)’ 식재료를 사용하도록 지침을 하달했다. ‘브리티시’는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4개국 지역민을 한 묶음으로 부를 때 사용하는 통칭으로, 여왕은 최근 10년 사이 분열과 독립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영국(United Kingdom)’에 대한 염려와 사랑을 카나페 한입, 한입을 통해 전달한 것이다. 군주인 여왕에게 ‘통합’의 메시지가 중요한 화두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통 웨딩 케이크는 과일 케이크

결혼식 피로연 잔치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웨딩 케이크였다. 유럽에서 웨딩 케이크 전통은 그리스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그 역사가 길다. 서구의 음식 문화를 보면 전통적으로 웨딩 케이크는 신부용 화이트 케이크 한 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 왕실 결혼식에서는 신부와 신랑이 각각 하나씩, 모두 두 개의 웨딩 케이크를 주문하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신랑 윌리엄이 생모 다이애나빈과 함께 살았던 어린 시절, 티타임에 즐겨 먹었던 멕비티 회사의 초콜릿 비스킷을 잊지 못하였던 건 아니었을까? 윌리엄은 이 회사에 특별히 초콜릿 비스킷 케이크를 주문했다. 멕비티는 1700개의 비스킷과 18㎏의 초콜릿을 사용하여 신랑용 웨딩 케이크를 별도로 만들었다.
신부용 화이트 웨딩 케이크는 영국의 유명한 케이크 제작자인 피오나 케언스가 만들었다. 제작 과정에 있어서 케이트의 아이디어와 윌리엄의 생각이 크게 반영되었다. 영국의 전통 웨딩 케이크는 과일이 풍성하게 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케이트의 웨딩 케이크는 17가지 종류의 과일이 사용되었다.
순백색의 신부 웨딩 케이크는 900여개의 꽃잎과 이파리들로 미세하면서도 화려하게 입혀졌다. 특히 웨딩 케이크에는 꽃말이 각기 다른 17가지의 꽃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었다. 그 꽃들은 잉글랜드를 상징하는 장미, 웨일스를 상징하는 수선화,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토끼풀,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엉겅퀴를 비롯하여 인내, 사랑, 결혼, 달콤함, 행복, 웃음, 사랑의 결속, 행운, 보호, 상냥함, 아름다움, 결실, 헌신 등의 의미를 제각기 내포하고 있다. 지극히 개인이자 동시에 아주 특별한 공인이기도 한 두 사람에게, 형식이 의미있는 내용으로 전달되는 최고의 장면이 전 세계에 소개된 것이다.
현재 보위에 있는 여왕은 카나페 메뉴에 ‘통합’의 메시지를 깊숙이 담아 하객과 대중에게 전달했다. 여왕은 ‘미래의 왕과 왕비’ 윌리엄과 케이트에게도 가르침을 주려고 했을지 모른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미래 왕실을 이끌어갈 젊은 커플은 책임과 의무, 희망의 메시지를 웨딩 케이크에 깔끔하게 담았다. 음식은 참으로 대단한 소통의 창구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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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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