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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24 토마토의 승리 신화
코리안위클리  2011/07/13, 05:23:52   
▲ ‘English breakfast’에 항상 자리를 차지하는 토마토는 익혀져서 나온다. 샐러드나 과일 형태로 먹던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모습이다.
독성 있는 식물로 오해 식재료 사용 꺼려 삶거나 익혀 먹어
스파게티·피자 소스로 각광

음식에 대해서 다른 나라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영국이지만 영국의 아침 식사인 ‘English breakfast’는 예외이다. 푸짐하고 넉넉하게 차려져 하루를 든든하게 잘 출발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의 위장을 채워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에서 하루 종일 잘 먹고 싶다면, ‘English breakfast’를 아침, 점식, 저녁으로 3번 먹으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한 접시 가득 나오는 ‘English breakfast’에 항상 자리를 차지하는 주역이 있으니 바로 ‘토마토’다. 그런데 이 토마토는 신선하게 날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익혀져서 나온다. 신선한 토마토를 샐러드나 과일 형태로 먹던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익혀져 나오는 토마토는 다소 생소한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접할 때마다 익히거나 기름에 튀긴 토마토를 식재료로 사용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유럽에서 그것도 유별나게도 ‘토마토’에 대해서만 이런 류의 식문화가 형성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토마토’는 음식 문화사에서 다른 과일과 채소에 비교해 볼 때 철저하게 상대적인 홀대를 받았던 서러운 식재료였다. 특히 신대륙에서 토마토를 가져온 구대륙 유럽인들은 ‘먹거리’의 범주에 넣을 생각이 애초부터 없었다. 토마토의 학명을 ‘Lycoperscicum’ 일명 ‘늑대 복숭아’라고 불렀던 학자들의 견해에서 충분히 그 상황을 짐작 하고도 남는다. 초기에 유럽에 건너온 감자와 동일한 서러움을 토마토 또한 톡톡히 치루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토마토는 가지과 식물로서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함유한 식물이라는 오해가 유럽대륙에서는 만연했고 심지어 최음죄로 취급받기까지 했다.

토마토를 가열하거나 익혀도 독특하고 새콤한 맛과
풍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보조 식재료와 소스로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단지 요즈음 우리가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개량종의 크고 굵은 토마토와는 달리 조그맣게 조롱조롱 달려 있는 빨간 방울 모양 토마토는 관상용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에서는 귀족이나 부유한 사람들의 정원에서나 자랄 수 있는 운 좋은 호사를 누리기도 하였으나 이게 행운인지 불행인지 말하기가 참 난처하기도 하다.
오늘날에도 남미 에쿠아도르나 페루 지역에서는 이런류의 야생 토마토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
16세기 스페인의 탐험가 코르테스가 남미 아즈텍 왕국에서 발견해서 유럽으로 건너온 토마토가 먹거리로 취급 받기 시작한 것은 세월이 한참이나 지난 18세기 경이었다. 결국 토마토는 먹거리로 인정 받기 위해 약 200년이나 되는 세월을 참고 기다렸던 것이다.
그러나 유럽 사람들이 먹거리로서의 토마토에 대한 의심과 불안함의 눈초리를 완전히 거두어 들인 것은 아니었다. 식재료로서의 토마토는 삶거나 익혀진 다음에야 먹거리로 인정을 받는 수모를 또 받아야 했다. 그것도 오늘날처럼 주연이 아니라 간간히 얼굴을 비출 수 있는 조연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후 사람들이 토마토를 가열하거나 익혀도 특유의 독특하고 새콤한 맛과 풍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알아내면서 토마토는 보조 식재료와 소스로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토마토는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여지 없이 발휘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 했다. 바로 ‘스파게티’와 ‘피자’이다. 이탈리아 음식의 대표 선수로 인정받는 스파케티와 피자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음식이다.
토마토가 없었다면 오늘날 스파게티와 피자가 지구상의 음식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라. 물론 음식의 변화무쌍한 변용을 염두에 둔다면 굳이 토마토가 아니어도 스파케티와 피자는 다른 이름의 어떤 소스와 더불어 자신의 이름을 음식문화사에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를 두고 볼 때 토마토가 이 두 가지 먹거리와 만들어 낸 환상적인 조합은 음식문화사에 길이 남을 수 있는 장면이라 인정해 줘야 마땅하다.
아주 힘들고 곡절이 많은 삶이 드라마틱하게 전환기를 맞이하여 세상에 우뚝 서는 경우를 우리는 인생사에서 즐겁게 볼 때가 있다. 지금 당장 우리가 겪고 있는 시련이나 어려움이 오히려 보석처럼 내 모습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줄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린 희망처럼 가져야 한다. 모국이 아닌 이국 생활에서 우리가 겪는 시련과 어려움은 더 많이 있다. ‘새옹지마’란 말이 인생만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토실 토실 토마토처럼 영국 생활을 하고 있는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보석 같은 내일이 예비되어 있기를 기도 하는 바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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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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