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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칼럼니스트 김남교 씨를 추모하며
코리안위클리  2012/01/25, 13:49:24   
은퇴 후 보람위해 ‘늦깎이 글쟁이’ 선택

김남교(金南敎)씨는 한국에서 일명 ‘초 명문’학교 졸업 후 군복무를 마치고 1966년 사회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다닌 단 한 곳의 직장은 대한제당. 70년대 후반기부터 원당 구매와 설탕(백당) 수출을 위해 1년에 300일 이상 미국, 영국, 일본, 홍콩, 남아공 등 전세계를 누볐다. 선물시장과 무역회사, 중개상이 많은 런던과의 인연도 이 시기 집중적으로 맺어졌다고 회고한 바 있다.
83년 수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 정부의 훈장을 받은 후 이사직을 끝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당시 중·초등생 자녀 셋을 데리고 선물 무역회사 취업과 자녀 유학을 위해 영국으로 이주했다. 93년부터 개인 사업을 시작해 크로이든에 빵집과 뉴몰든에 ‘피터스’란 선물가게를 운영했다. 60세 은퇴 후 2000년부터 늦깎이로 글을 쓰기 시작한 그는 심장 수술 후유증으로 ‘식물인간’이 되기까지 11년 동안 초인적인 집필 활동을 펼쳐 유명 ‘필자’ ‘블로거’ ‘칼럼니스트’로 떠올랐다.
자칭 ‘사이버 언론인’ 노릇을 시작한 건 퇴임 후 남는 시간을 보람 있게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위해 집에 컴퓨터를 들여 놓은 후 생전 처음 ‘한글’을 치기 시작했다. 당시 본지에 수시로 전화를 걸어 컴퓨터와 한글 프로그램 관련해 질문 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그는 “일상 생활에서 무궁무진한 이야기 거리가 나오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하루 24시간을 바쁘게 보내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는 ‘책벌레’였으며 하루 중 일정 시간을 글을 쓰기 위한 ‘영감’과 자료 수집에 투자했다.
오마이뉴스, 중앙일보 인터넷판, 조선닷컴 등에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런던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서울을 겨냥한다’는 취지로 양국을 날카롭게 비교 분석하는 글을 실었다.
일반인 블로그 중 최대 방문자 수를 수시로 기록하며 스타 블로거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제대로 된 글쓰기 훈련을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 그는 ‘고등학교 때 익힌 한자와 필력이 전부’라며 겸손히 말했지만 대신 독서량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젊을 때 골프를 쳤으나 시력 장애로 인해 골프채를 일찍 놓았다’는 그는 글쓰기로 인해 시력이 더 나빠진 것 같다고 여러 번 토로 했었다.
그는 한인들을 위해 교육과 사회진출, 직업선택 관련 글을 많이 썼다. 자신이 자녀를 영국에 적응시키면서 상급학교 진학, 사회 진출 과정에서 얻었던 지식과 경험을 나눠주기 위해서였다. 오랫동안 주재원이나 교민 자녀 유학상담을 전화, 면담을 통해 무료로 해 준 것은 그가 한인 자녀에 대한 희망과 한국인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시선을 늘 간직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스스로를 ‘대한민국 호적계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의 정계·재계·교육계 등 수많은 주요 인사의 출신지·학력·경력·가족·형제·친구 관계를 총망라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입력한 ‘움직이는 컴퓨터’였다.
김남교 씨를 정말 존경하는 점 하나는 코리안위클리에 글을 11년 이상 쓰면서 단 한 주도 혹은 단 한 번도 ‘원고’를 늦게 보내거나 안 보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얼마나 자기자신에 철저하며 시간 관리와 약속을 중시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2010년 12월 런던 킹스칼리지 병원에서 심장수술 후 의식불명 상태로 13개월을 보내고 이승과 작별을 고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자녀들의 헌신적 간병과 정성을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움을 감출 길 없다.

신 정 훈 /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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