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 고압선, 통신선 ‘불문’… 매달 2명씩 감전사
지난해 12월 런던 덜위치 공원에 설치돼 있던 영국의 유명 조각가 바브라 헵워스의 조각 작품 ‘두 형태’가 도난당했다. 고철 도둑들은 추정 가치가 50만 파운드(한화 약 9억원)에 이르는 이 금속조각 작품을 녹여 수천 파운드에 넘겼다. 최근 몇년 동안 철, 구리, 알루미늄 등 금속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런던에는 고철 도둑이 들끓어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도둑들은 고압선, 통신선, 철도 케이블, 하수도 맨홀, 가정집 대문, 어린이 미끄럼틀, 버스 대기소, 파이프, 간판, 묘지 장식품 등을 가리지 않고 금속들을 닥치는 대로 훔쳐가고 있다. 고압선 절단 도중 감전으로 매달 2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철도는 고철 절도로 인한 여파로 지난 3년동안 1만6천 시간 연발착했다. 복구에 며칠씩 걸리는 통신선 절단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조각 작품 보호에 비상이 걸리고 교회마저 손실을 보고 있다. 국제 금속가격 급등으로 인한 고철 도둑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런던경찰청은 지난해 10월 교통, 통신 전문가 등과 함께 전담반을 구성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2월 톤당 1만달러(약 1천150만원)로 최고가 기록을 세웠으며 2009~2011년 사이에 철광석 가격은 2배로 뛰었다. 고철 절도 단속은 테러 방지에 이어 런던경찰청이 2번째로 우선하는 중요 업무가 됐다. 전담반은 특히 예술품이 도난당했을 때는 신속 대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조금만 늦어도 작품은 녹아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영국의 고철산업 규모는 연간 50억 파운드(8조8천억원)로, 이중 약 15억 파운드가 현금으로 거래된다. 고철 도둑은 연간 7억 파운드의 경제손실을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고철 절도 혐의로 60여명이 체포됐다.
연합뉴스=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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