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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78 폭력 청소년은 얼마나 위험한가?
코리안위클리  2012/07/18, 06:21:42   
▲ 청소년은 아직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그런 면에서 위험성은 성인의 경우와는 다르게 무척 변화가 심하다. 즉 오늘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구분되는 청소년이 내일은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될 수도 있다.

아동의 양육과정, 성장 후 폭력행동과 밀접한 관계
문제 아동 격리·치료 더불어 근본적인 사회 장치 중요

영국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보면 다른 기관에서 이런 저런 의뢰를 많이 받는다. 이런 의뢰 중에 흔한 것 하나가 이 청소년이 얼마나 ‘위험’ 한가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평가 의뢰는 거의 모든 경우 문서로 작성된 리포트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보자. 14세 청소년이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학교에서 방화를 하다가 붙잡혔다. 그냥 방화를 한 것이 아니고 얼마 전에 학교 선생님에게 야단 맞은 것에 앙심을 품고 그 선생님이 근무하는 실험실 건물에 방과 후 선생님만 남아 있을 법 한 시간에 불을 지른 것이다. 제법 미리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이는 휘발유 통 여러 개와 성냥 등이 발견 되었다. 이 청소년은 불을 지른뒤 근처 쇼핑 센터로 가서 평소에 같이 잘 어울리는 불량배 친구들과 주위를 배회하다가 집으로 밤 11시 쯤에 귀가했다. 집안에는 평소같이 홀어머니가 술에 취한 채 주정을 부리고 있었는데 그 날 밤도 이 청소년이 늦게 들어 왔다는 이유로 야단을 치다가 화가 난 아들이 문을 부수고 집기를 집어 던지는 난동을 부리는 통에 주변 이웃이 경찰을 불러서야 겨우 진정이 되었다. 경찰이 도착해서 보니 이 청소년은 술에 완전히 취해 있었고 만류하는 경찰에 욕을 하고 물리적으로 반항을 해서 경찰이 무척 진압하는데 애를 먹었다. 다음날 학교에서는 불이 나기 전에 이 청소년이 실험실에 휘발유 통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는 몇몇 학생의 진술에 따라 경찰에 이 학생을 신고했고 동시에 학교에서는 이 학생이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경우에 다른 학생이나 선생님들에 대한 위험성이 얼마나 큰 지 검사해 달라고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에게 의뢰가 되었다.
이런 의뢰를 받으면 여러가지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오늘은 다만 대상 청소년이 어느정도 폭력의 위험성이 있는지를 알아 보는 점에만 집중해 보자.
청소년의 폭력 위험성을 평가하는 것은 성인의 경우와 많이 다른다. 왜냐하면 청소년은 아직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그런 면에서 위험성은 성인의 경우와는 다르게 무척 변화가 심하다. 즉 오늘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구분되는 청소년이 내일은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폭력 위험성을 낮게 해주는 예방 인자 중에 가족의 보호가 있다. 그런데 어머니가 병에 걸렸거나 아니면 부모가 이혼을 하거나 해서 부모의 상실이 생기는 경우에는 현저하게 위험성이 높아 질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의 폭력은 상황에 따른 변화인자에 주목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집에서는 아주 폭력적이지만 학교에서는 양같이 온순한 경우가 있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폭력이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집중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동료 친구들에게 집중되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의 폭력은 상황에 따른 변화인자에 주목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집에서는 아주 폭력적이지만 학교에서는 양같이 온순한 경우가 있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폭력이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집중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동료 친구들에게 집중되는 경우도 있다.


20세기 들어 애착이론이 제창 되면서 아동의 양육과정이 이후의 폭력행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즉 아동이 성장과정 중에 끈끈한 애착 관계를 형성할 어른이 있어야만 청소년기에 일탈행동을 하지 않고 폭력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 폭력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 결과도 최근 청소년기 폭력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거듭 지적하고 있다. 위에서 불을 지른 청소년은 필자가 만나서 여러가지 발달력과 가족력을 조사해 보니 아버지는 태어나기도 전에 집을 떠나 한번도 만난적이 없고 어머니는 젊었을 때 부터 알콜 문제로 여러가지 폭력에 시달렸는데 자신이 술에 취한 상태로 다른 사람을 상해하기도 하고 또한 같이 살았던 여러 명의 남자 친구와도 음주 상태에서 얻어 맏은 적이 많았다. 이러한 폭력 장면을 이 청소년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여러 번 목격하였고 한번은 학교에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든 채로 등교를 해서 담임 선생님이 구청에 신고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어렸을 때 가정 환경이 안 좋았던 데다가 어울리는 친구도 깡패 같은 친구들이고 학교 성적도 거의 바닥이었다. 필자가 면담할 당시에는 자신의 방화에 대해서는 선생님에게 ‘따끈한 훈계’를 하기 위해서 했다고 설명하고 자신이 한 행동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자신의 학급에서 때린 친구가 상처가 나고 선생님들이 멍이 든 것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이 자기 기분을 상하게 해서 그런 것으로 얼버무리고 죄책감이나 염려하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청소년의 평가를 마친 필자의 소견은 다시 방화나 다른 폭력을 일으킬 확률이 많은 것으로 판단했고 가정으로 다시 돌려 보내는 것이 어머니의 알콜문제를 보았을때 위험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고 하였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소년원에 얼마동안 있다가 특수 기숙학교로 보내졌는데 워낙 보호 인자가 부족해서 별로 좋은 예후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이런 사례를 접할 때 마다 과연 전문가나 사회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위험성을 평가하고 그 위험한 학생들은 감금 혹은 격리 하거나 치료하는 것이 다일까 라는 회의가 드는데 어쩌면 이러한 지경까지 이르게 하지 않는 여러가지 사회 장치가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된다.
지난 기고에서 학교 폭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가 이런 폭력이 생기는 원인이나 환경을 무시하고 ‘학교에서 반드시 무엇을 해야 폭력이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을 한다면 학교 폭력은 영원히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는 곳은 결국 가정과 사회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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