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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은 숨어서 온다
코리안위클리  2024/01/25, 19:17:25   
새봄은 숨어서 온다

카니자로 공원 산책길
마른 낙엽들 여기저기 뒹구는
보기 좋은 녹색의 겨울 잔디가 품에 안듯 맞아준다

언 땅 뚫고 솟아오른 새싹들
죽은 듯 말랐던 나뭇가지에도
파르스름 노오란 움이 돋아나고 있다

수줍게 고개 내민 작고 여린 꽃봉오리들
바람에 날아갈 듯 흔들리며 피어오른다
가녀린 저 보라색 꽃 어디에 힘이 숨어 있을까

새봄이 온다
그렇게 온다
새봄은 살금살금 숨어서 온다

2024년 새해가 밝은 후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고 둘째 달에 접어들었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첫 달이라는 생각에 안도하며 감사한 마음을 품었었는데, 어느덧 2월이다. 설날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휴대폰에서 카톡 소리가 자주 울린다. 나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들려오는 인사 카드에 바로바로 답신을 보낸다. 새롭고 멋지게 복을 비는 내용을 고심해 보지만 항상 단골 문구로 마감하게 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것이 전통과 관습의 힘인가 보다.
나뿐 아니라 우리 한국인들은 새해를 두 번 맞는다. 아마 대부분의 동양 문화권 사람들이 모두 그런 것 같다. 아예 노골적으로 설날 명절을 두 차례 지내면서 신정 구정이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다. 요즈음은 좀 정리가 되어 양력 1월 1일을 새해 첫날이라 부르고 음력 1월 1일을 설날이라고 부르는 것이 대세인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설날을 맞으며 새해 인사를 다시 건넨다. 지난세대에 비해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얄미울 만큼 여러 모로 야무지고 똑똑해졌지만 이런 전통과 관습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명절 이름을 어떻게 부르던 사람의 생각은 잘 변하지 않는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새해를 두 번 맞는 것은 복이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달력으로 새해를 맞았지만 다짐대로 새롭게 살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새로워질 기회를 주니 감사한 일이 아닌가? 올해는 다가오는 2월 10일이 설날이란다. 영국에 살기에 명절 기분은 전혀 나지 않는다. 한국 뉴스를 틀자 연휴 소식과 함께 고향 가는 길을 안내하는 교통 소식이 나온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흩어져 살아가는 친척들이 생각나서 고향을 향하는 모두를 향해 마음 기울여 축복해 본다. 산책길에 나섰다. 오늘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여전히 겨울날씨인데도 바람 끝이 매섭기보다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진다.
넓은 풀밭을 지나 카니자로 공원으로 들어섰다. 잔디밭 언 땅을 뚫고 새순이 솟아오르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눈에 띄지 않았었는데 그사이 쑥 자랐나 보다. 눈을 들어보니 묵은 나뭇가지에도 노란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새봄이 다가왔음을 가까운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휴대폰을 꺼내 봄의 전령들을 부지런히 담았다. 조금 더 걷다보니 잔디 사이로 지면을 뚫고 솟아오른 아주 작은 꽃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생명의 힘이란 참으로 놀랍다. 이렇듯 여리고 작은 꽃 어디에 이런 놀라운 생명력이 숨어 있을까!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숨을 돌리는데 딩동 현관 벨이 울린다. 문을 열고 나가보니 J 형제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서 있다. 가래떡을 선물로 가져왔단다. 그야말로 깜짝 선물이다. 마침 떡국을 끓일 떡이 집에 없었는데 잘 되었다고 아내가 무척 반가워하며 손에 받아든다. 올해도 떡국을 먹으며 설날 아침을 맞을 수 있는 즐거움이 기대가 된다. 바깥엔 아직 차가운 겨울이지만 마음은 이미 훈훈한 봄이다. 내친 김에 찾아보니 지난 2월 4일이 입춘이어서 절기로도 어느덧 입춘을 훌쩍 지났다. 왜 다른 절기에는 붙이지 않는 “새”자를 봄에만 붙여 새봄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다. 새봄은 숨어서 오기 때문이다.

김석천 목사
행복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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