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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27 - 코프 카슬(Corfe Castle)
코리안위클리  2007/06/21, 04:39:47   
폐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코프 카슬(Corfe Castle)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랜드스케이프를 가진 나라다. 아름다운 랜드스케이프란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풍경을 형성함을 뜻한다. 영국의 경우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차로 몇 분만 달려 시내를 벗어나면 푸른 자연과 끝없이 펼쳐진 들로 이루어진 전원적인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천연의 랜드스케이프와 옹기종기 어우러진 마을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나 다름없다.
영국이 아름다운 랜드스케이프를 갖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지형적 측면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높은 산이 없고 평지와 야트막한 구릉으로만 이루어진 국토는 어디를 보아도 잘 다듬어놓은 듯한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럽에서도 이와 같은 천연의 랜드스케이프를 가진 경우는 드물다.
영국 정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도적으로 영국만이 간직한 천연의 랜드스케이프를 훼손하는 것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영국의 아름다운 랜드스케이프는 보이지 않는 많은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영국만의 독특한 랜드스케이프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성(Castle)’이다. 중세시대 이후부터 유럽에는 본격적으로 크고 작은 성들이 건설되었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개수나 규모 면에서 영국이 가장 선도적인 위치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해서 성의 건설은 침략과 방어의 역사와 괘를 같이 한다. 따라서 바다에 면해 있고 수많은 전쟁을 경험한 영국이 효과적인 방어의 목적으로 성을 도처에 건설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다면 영국에 있는 많은 성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은 어느 것일까? 개인의 취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코프 카슬을 가장 먼저 꼽고 싶다.


‘코프’는 색슨들이 사용했던 용어로 ‘사이(gab)’라는 뜻이다. 이름이 의미하듯 코프 카슬은 매우 가파른 언덕과 언덕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성 주변은 깊은 도랑을 파서 접근이 불가능한 완벽한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다.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약 120마일 가량 떨어져 있는 코프 카슬은 11세기 경부터 단계적으로 건설되었다. 유럽의 성의 역사로 보더라도 가장 앞선 시기라 할 수 있다. 위치상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코프 카슬은 인근의 풀 하버(Poole Habour)와 퍼벡 해안(Purbeck Coast)로부터 침입해오는 적들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성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는 ‘코프’는 색슨들이 사용했던 용어로 ‘사이(gab)’라는 뜻이다. 이름이 의미하듯 코프 카슬은 매우 가파른 언덕과 언덕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성 주변은 깊은 도랑을 파서 접근이 불가능한 완벽한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다.
11세기 경부터 약 600여년 동안 코프 카슬은 영국왕실을 위한 공간은 물론 지형적 장점으로 인하여 창고와 감옥으로도 사용된 바 있다. 17세기에 접어들어서 대부호인 존 뱅크스(Sir John Bankes)가 성을 영국 왕실로부터 매입했고 이후 뱅크스 집안을 대표하는 장소로 변모했다.
이후 시민 전쟁 기간 중에 두 차례에 걸쳐서 공격을 받았고 치열한 전투 끝에 패하여 성은 시민군의 손에 넘어갔다. 영국 왕실의 상징이었던 성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고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모습이 바로 17세기 당시의 모습이다. 성은 참혹할 정도로 허물어졌고 성을 이루었던 수많은 부재들은 인근의 주택을 짓는 자재로 사용되었음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폐허만 남아있는 성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폐허만 남은 성임에도 불구하고 성 앞에 서서 1,000년 전의 화려하고 웅대했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외곽의 형태만 남은 코프 카슬은 여전히 마을과 주변 일대를 굽어보며 우뚝 서 있다. 흡사 거대한 돌무더기와도 같은 코프 카슬은 영욕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이제는 영국 랜드스케이프의 아름다움을 빛내는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폐허가 간직한 아름다움, 코프 카슬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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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University of Bath) 건축학 박사과정 수료
         현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도시계획학과(Cities Programme) 튜터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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