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재영 동포 여러분
이렇게 갑작스럽게 신문지면을 통해 귀국인사를 드리게 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를 올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오나 오늘(2월23일) 아침 대통령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저녁 비행기편으로 서둘러 귀국하게 돼 부득이 지면으로 인사드립니다.
주영대사로 근무하는 동안 보여주신 관심과 베풀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 드리며 함께 했던 소중한 순간들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여러분과의 아름다운 인연이 더 좋은 만남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년을 돌이켜 보면 보람된 일도 많았고 결코 잊을 수 없는 감격의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한국과 영국 간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일, 월드컵 응원을 계기로 한인동포 사회가 결집력을 과시한 보람된 일들이 바로 어제의 일처럼 기억에 새롭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곁을 떠나는 이 순간 우리 동포 사회를 위해 좀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과 헤어짐의 서운함으로 가슴 한 부분이 허전함을 느낍니다.
이제 영국을 떠나지만 서울에서 일하는 동안 우리 재영동포 사회의 발전을 위하는 일이라면 작은 힘이지만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주영 동포 여러분
우리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문제, 대 이라크 전쟁 위기 그리고 미국 일본 등 세계 초일류국가의 경제부진 등이 우리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지금은 국내외 우리 국민의 굳건한 단결을 요구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위기대처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상호간의 믿음, 뜨거운 동포애와 5년 전 경제위기를 극복했던 경험 등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가까운 장래에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활을 예방하고 극복해나가야 하겠습니다.
국내외 동포들이 서로 믿고 사랑하고 단결한다면 어떠한 위기도 예방할 수 있고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서울에 가서도 우리 재영 동포사회가 이 같이 대동단결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재영 동포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성원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리며 하시는 모든 일의 성공과 건강, 그리고 댁내의 행운을 기원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3년 2월23일 주영 대사 라종일 드림
▲ 라대사가 한일 월드컵 이후 킹스톤 시청이 주최한 한국 4강진출 축하모임 직후 태극기와 축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