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위클리의 2000호를 기대하며
무엇이든 축하하고, 축하받는 일은 기쁘다. 그 중에서 꾸준하게 한 우물을 파는 기업과 개인을 축하할 수 있음은 무엇보다 기쁘다. 1991년에 동포신문으로 영국에서 창간된 코리안위클리가 올 해로 1000호를 맞이했다. 외국에서 창간한 신문이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이한다는 것은 다른 모든 상황을 떠나서 한껏 축복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단 한번도 쉬지 않았습니다.” 코리안위클리를 본 독자들은 아마도 이 우직한 광고 문구를 쉽게 기억할 듯싶다. 언론의 생명이 공정성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속성은 독자와의 신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창간 후 불과 몇 년이 지나서 소리 소문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는 언론이 공정성에 관심을 가질 리 만무하고,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겼을 것은 자명하다. 독자층은 물론이고 주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광고주 역시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지난 20년 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본분에 충실했다는 사실은 코리안위클리가 동포신문으로서 다른 어떤 언론매체보다도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한 이유다.
언론의 생명이 공정성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속성은 독자와의 신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축하의 글을 쓰면서 잠시 코리안위클리와의 만남을 되돌아 보았다. 지난 2005년에 한국의 몇몇 일간신문과 연재에 관한 논의를 한 적이 있는데, 분량의 문제로 아쉽게 무산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후배를 통해서 코리안위클리를 알게 되었다. 필자의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코리안위클리는 흔쾌히 지면을 할애해 주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 2006년부터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유럽 최고의 건축을 만나다>, <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등 각기 다른 네 개의 연재 칼럼을 지금까지 쓰고 있다. 헤아려보니 총 88회로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지난 5년 동안 칼럼을 쓰면서 느낀 점은 코리안위클리가 언제나 기사의 편집과 디자인에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코리안위클리에 칼럼을 쓰는 모든 필자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글을 쓰는 필자의 입장에서 무엇보다 고마울 뿐만 아니라 신뢰를 가질 수 있었고, 그러하기에 이처럼 오랫동안 칼럼을 쓰게 되었다.
지난 20년간 다져온 노하우로 코리안위클리만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간다면 영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동포신문 중에서 가장 사랑 받는 언론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
조금은 놀라운 사실일 수도 있는데, 필자는 지금까지 코리안위클리에 계신 분들을 단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다. 서로 간에 신뢰가 없다면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람으로 치면 스무 살은 ‘약관(弱冠)’이고, 이는 곧 성인의 시작을 의미한다. 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약관을 맞이한 코리안위클리도 이제 어른이 되었음을 상징한다. 그러하기에 필자는 코리안위클리에 두 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지나온 스무 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쉬지 않고, 해외동포와 유학생들에게 알찬 소식을 전해주기 바란다. 얼핏 듣기에 지금까지 해왔기에 쉽다고 여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언제나 매주 목요일이면 코리안위클리가 나온다는 믿음, 이것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둘째, 코리안위클리만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영국 내에는 많은 동포신문이 발행되고 있는데, 사실상 서로가 비슷하다. 제한된 조건과 인력으로 인한 한계라 할 수 있지만, 지난 20년 동안 노하우를 다져온 코리안위클리는 충분히 독자적인 정체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통해서 코리안위클리가 영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동포신문 중에서 가장 사랑 받는 언론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자리를 빌어 1000호를 발간하는 코리안위클리의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며, 이제부터 2000호를 향하여 달리기를 힘차게 응원한다.
김 정 후 건축가 / 도시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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