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 한글 유지 발전시키는 역할 계속해야
영국 코리안위클리의 10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20년 세월을 담아왔다니 참으로 놀라운 사실입니다. 해외에서 무가지로 신문을 운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 역사와 업적에 더욱 감탄할 따름입니다.
저는 베이징에서 중국전문뉴스사이트 온바오닷컴과 한중 2개 언어 잡지인 온바오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한글매체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해외의 코리안 커뮤니티는 김치, 된장, 고추장 즉 우리의 맛을 잊지 못해서 한민족은 세계 어디서나 모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문화는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그 독창성으로 자기 컬러를 유지하게 되며 우리의 말과 글로 소통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민족은 한글이라는 자기 문자를 가진 훌륭한 민족입니다. 아시아를 살펴보면 일본,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 중국 그리고 한국 등 경제적 발전을 이룬 나라는 모두 한자문화권의 나라입니다. 가장 일반화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인 문자가 해당 커뮤니티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화의 과정에서 민족과 국가의 틀이 무너지고 세계가 보편적 가치와 생활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세계화 과정에서 작은 나라의 언어와 문자가 소멸되고 있으며 영어와 중국어가 글로벌 커뮤니티의 공용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몇 세대가 지난 후 과연 우리 글과 말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를 상상해 봅니다.
인간은 말과 글을 미디어로 삼아 세상 사람들과 소통합니다. 말과 글에는 개인과 민족, 국가 등의 공동 가치, 철학,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적 차원의 보편화 과정에서 개성, 독창성 등 자기만의 색깔이 더욱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말과 글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은 세계적 공용어로 발전하는 영어와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에서 20년 동안 한글 신문, 코리안위클리를 매주 발행해 왔다는 것은 한글의 세계화 작업을 20년 넘게 진행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인터넷이 보급돼 세계 어디서든 한글 콘텐츠를 접할 수 있지만 과거 영국교민들은 코리안위클리를 통해서만 한글콘텐츠를 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으며 인터넷의 보급과 발전으로 미디어 환경이 질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가 해외 한글언론사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1000호를 발행하는 코리안위클리가 해외 한글미디어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해외 한글언론사는 현지 코리안 커뮤니티의 표준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현지 교민들에게 존경받는 언론사로 계속 발전해 가길 빕니다.
1000호 발행!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멀리서나마 진정한 찬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김 병 묵
온바오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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