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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씨개명 망언을 규탄한다!
코리안위클리  2003/06/26, 02:54:54   
지난달 31일 일본 집권당의 실력자 아소다로우 의원이 일제시대 창씨개명은 그 당시 조선인들이 원하여 이뤄진 것이라고 역설했다. 더구나 한국 국가원수가 초청을 받아 친선 방일을 앞둔 시점에 이와 같은 망발한 것과 전수방위체제를 변경, 군사진출의 물고를 틀 수 있는 유사법제 개정에 관한 법안을 의연하게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등 현 일본 정책과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망언과 오만 방자한 태도에 분노, 규탄하는 바이다.
한반도 침략후 36년 동안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 정책은 그들의 국력신장과 영토 확장이었다. 이를 위해 동양을 대동아공영권으로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전 아시아에서 침략행위를 펼쳤으며 한반도를 그들의 영토로 만들려는 야욕으로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1940년 창씨개명은 민족 말살 정치 수단의 일부였으며 더구나 내선일체-일본과 조선은 한몸이다-라며 신사참배와 아침마다 궁성요배-천왕을 향하여 절하는 의식-를 강요했다. 또한 국어 상용으로 한국말을 말살하려 했고 국민개병-국민모두가 군인이다- 명분으로 한반도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강제 징병 또는 징용했으며 처녀들은 군 위안대인 정신대로 보내는 일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행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고통을 받은 세대들이 아직도 더러는 생존해서 산 증인으로 현존하고 있는 지금 지난날의 그들의 과오를 뉘우침은 고사하고 정당화하려는 침략의 근성은 더욱 우리를 분노케 한다.
창씨개명과 관련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는 일이 있다. 필자가 초등학교시절 창씨개명 한 달가량 지났을 때였다. 시험 답안지를 급히 쓰다보니 옛이름을 무의식중 썼다가 교무실에 불려가 일본 담임선생에게 혹독한 매을 맞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영문도 모르고 맞았으나 성장후 그 혹독한 벌이 무슨 뜻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시대가 많이 흐르고 세계의 조류가 변하여간다 하더라도 동아시아의 공존과 공생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근간의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행동은 지난날 그들의 잘못을 벌써 잊은 듯 싶다. 더구나 2차 대전의 전범 위령이 안치되어있는 야수쿠니진자에 일본의 고히즈미 총리가 거리낌 없이 공식 참배를 하는가 하면 왜곡된 일본 역사교과서 발행 또는 정신대는 강제 동원이 아니었다는 발언, 한일 합방은 양국 지도자의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느니 하는 망언, 더욱이 근간에 와서는 정신대원의 피해보상을 기각했고 책임을 인정했던 우끼시마호의 침몰 책임 소송도 기각(우끼시마호 사건-1945년 8월24일 징용, 징병자들을 태우고 귀국하던중 원인 모르는 폭발로 일본 부근에서 침몰된 사건) 등 하나하나 한국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1945년 연합군의 정의에 굴복해 전범원흉이 눈물을 흘리면서 잘못을 시인, 용서를 빈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전후를 복구하고 경제를 부흥시켜 경제대국이 되고 보니 이제는 또다시 옛 침략의 근성이 되살아 나오는 모양인 것 같다. 당시 연합국의 승리는 일본의 불의를 무찌르고 약소국가에게 해방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일본이 국가의 존재를 없애버린 한국은 미-소 양국이 그들의 전리품으로 국토를 양단, 이념을 달리하는 두 국가를 만들어 한반도 분단의 비극과 민족 상잔의 동족살상 전쟁까지 하게 했다. 그 후로 반세기가 흐른 지금까지도 서로 주적으로 대치, 통일은 아직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민족 비극의 근본 원인은 일본의 침략에서부터였다. 망가뜨려지고 없어진 나라이기에 이와 같이 된 것이다. 해방후 당시 촌로들의 구국운동 계몽구호는 ‘미국놈 믿지 말고 소련놈에게 속지 마라, 일본놈 다시 일어난다, 조선사람 조심하라’고 경고했었다. 그 계몽운동이 어쩌면 맞아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서계는 지금 북한 핵 제조의 저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유사법제를 만들고 있는 일본은 북한의 핵을 만드는 데 대해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차하면 그들이 핵을 만들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 핵보유국으로 다시 한 번 침략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랴. 풍부한 자원과 기술자들을 총 비상동원하면 아마도 기존 핵 보유국보다 월등한 핵 보유국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의 속셈과 근성을 모르는 현 세대들은 지나친 기우가 아닌가 생각할 지 모르나 왜정시대를 실제 체험한 세대들은 일본 침략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남의 나라에 정착하여 사는 교민들일지라도 조국의 흥망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며 실제 체험하지 못한 세대들이 일본의 정치적 자세를 보고 그들의 본의를 평가하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1945년 9월2일 일본 토쿄만 미조리함상에서 연합군 태평양전선 총사령관인 맥아더 장군 앞에서 항복문서를 서명하는 시게미츠 일본외상.

채 우 병  
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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