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내에 프리미어리그로 올라가고 싶습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꿈을 키우고있는 ‘리틀 프리미어리거’ 이산(사진·19)이 영국 축구협회가 인정하는 잉글랜드 프로 성인무대에 진출한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설기현 등 다른 이들이 2004∼2005시즌에 잉글랜드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이산이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로 등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까지 잉글랜드 2부리그인 디비전1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청소년팀에서 뛰었던 이산은 최근 잉글랜드 3부리그인 디비전2의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03∼2004시즌이 끝나는 5월께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는 청소년팀에서 뛰었지만 이제부터는 당당한 성인팀의 멤버로 뛰게 된다.
현재 세계 최고의 스타로 자리잡은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데이비드 베컴(29)이 94~95시즌 당시 4부리그인 디비전3에 속했던 프레스턴(현재 디비전1)에서 뛰면서 공식 프로경기에 데뷔했던 것을 고려하면 19세인 이산의 콜체스터 계약은 한국 축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9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베컴은 두 시즌을 허탕친 뒤 프레스턴에서 5경기 2골을 기록한 이후에야 복귀해 95~96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한국인 중에서는 지난 74년 허승표씨가 1년간 당시 3부리그인 코벤트리에 뛰어 잉글랜드 무대를 경험한 적이 있으나 유학 수준에 머물렀을 뿐 정식 계약은 아니었다. 잉글랜드에서는 디비전3까지 프로로 인정되며 모든 외국 선수에게 최근 2년간 대표팀 경기 75% 이상 출전해야 워크퍼밋을 내주는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한다. 이산은 영국 영주권을 받았기에 이런 절차를 면제받는 행운을 안았다.
이산은 지난 4주간 콜체스터 성인팀과 함께 훈련해왔으며 2군 경기에 세 경기 뛰면서 합격점을 받아 구두로 계약에 합의한 상태. 정식 입단을 미룬 이유는 콜체스터가 19세 청소년팀 중에서 성인팀에 합류할 선수를 선별하는 기간과 맞추기 위해서다.
13세부터 시작된 영국 축구유학의 꿈을 성인계약으로 이룬 이산은 “항상 처음이 어렵다. 계약하게 됐고 함께 뛰어보니까 자신감이 붙는다. 열심히 해서 꼭 상위리그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