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수비를 내세운 리버풀이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시즌 타이틀을 하나 거머쥐었다.
리버풀은 2일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리그컵(워딩톤컵) 결승에서 스티븐 제라드와 마이클 오언의 연속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고 7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리버풀은 올시즌 부진에 빠지며 리그 7위에 쳐져있어 6위까지 진출하는 다음시즌 UEFA컵 진출권에서 멀어져 있는 상황에서 워딩톤컵을 우승함으로써 UEFA컵 자동출전권을 얻었다.
이 경기의 승리의 주역은 단연 골키퍼 예지 두덱(폴란드)이었다. 두덱은 두 중앙수비수 스테판 헨쇼(스위스)와 새미 히피야(핀란드)와 함께 완벽한 호흡을 보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잘 막아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덱은 지난 12월1일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에서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빠뜨리는 어이없는 실수로 선취골을 내줬고 팀은 0-2로 패해 멍에를 썼다. 이후 두덱은 잠시 슬럼프에 빠졌지만 이날 승리로 진 빚을 갚았다. 또 맨체스터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프랑스)와의 리그 최고 골키퍼간의 자존심 싸움에서도 승리했다.
리버풀은 전반 39분 스티븐 제라드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데이비드 베컴의 몸에 맞고 굴절돼 맨체스터 골문안으로 들어가 행운의 선취골을 얻었다. 후반들어 만회골을 뽑기 위해 공세에 치중한 맨체스터를 상대로 마이클 오언이 추기골을 넣어 2-0으로 승리했다.
맨체스터는 폴 스콜스, 반 니스텔로이의 슛 등 수많은 찬스가 있었지만 골키퍼 두덱의 신들린 방어에 고개를 숙였다.
FA컵과 워딩톤컵 결승에 진출해 시즌 전관왕을 노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꿈은 지난달 아스날에 FA컵을 내줬고 워딩톤컵 마저 리버풀에게 내줘 산산히 깨졌다. 이제 남은 타이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만이 남겨두었다. 하지만 선두 아스날에 8점이나 뒤쳐진 2위에 머물고 있어 리그우승도 멀어진 느낌. 그나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8강에 선착했고 유럽배팅회사들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아 위안거리. 하지만 우승까지는 아스날, 레알 마드리드, AC밀란, 유벤투스 등 강팀들이 버티고 있어 숱한 난관들을 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