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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62 훌리건은 무슨 옷을 입을까? (1)
코리안위클리  2017/02/22, 07:07:46   
▲ 축구장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스킨헤드 훌리건의 모습. 초창기 스킨헤드는 정치와 크게 관련이 없었으나 80년대 들어 정치성향과 인종문제가 끼어들어, 극우와 네오 나치즘을 따르는 세력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스킨헤드 집단에는 극좌나 반 인종차별 주의도 존재하며, 정치색을 떠나 초창기 스킨헤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세력도 있다.

90년대 런던에서 학부 유학생 시절 필자는 훌리건(hooligan)을 동경한 적이 있었다. 자신의 축구클럽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얄미운 상대팀 팬을 응징하는 용감무쌍한 훌리건들은, 학교와 집만 오가는 범생이 스타일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에 축구셔츠를 입고 펍에서 맥주를 마시며 어설픈 마초 스타일을 흉내 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에 필자가 그 당시 진짜 훌리건이었다면 왕따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훌리건은 축구셔츠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즐겨 입는 옷 브랜드가 그들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영국 프로축구팀에는 팬이 결성한 2종류의 조직이 있다. 하나는 훌리건 집단인 펌(firm; 필자 주: 속어로 범죄집단이란 뜻에서 유래)이고, 또 하나는 서포터스 그룹이라고 부르는 팬클럽이다. 훌리건 펌의 목적은 상대 팀의 팬들하고 싸우는 것이므로 훌리건들은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이고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팀 칼라를 주로 입지 않는다. 그에 반해 서포터스 그룹의 목적은 자신의 클럽을 응원하는 것으로 축구셔츠와 스카프를 자랑스럽게 걸치고, 무리를 지어 움직여 이목을 끄는 경향이 있다. 서포터스 그룹도 간혹 폭력사태에 연루되기도 하나 대부분 경기에서 이들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훌리건 패션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축구경기장 테라스(terrace)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영국축구장에는 전통적으로 골대 뒤에 입석 스탠드가 있었는데 이곳을 테라스라 부른다.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관중들은 주로 테라스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서서 경기를 보는 관계로 이곳의 티켓 가격은 좌석 가격보다 많이 저렴해 젊은이들과 노동자계층에 인기가 많았고, 훌리건들은 주로 이곳에 위치했다. 테라스에 위치한 관중들은 그들만의 옷차림이 있어서 이를 테라스 웨어라고 불렀고 훌리건 옷차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테라스는 흔히 구어로 스피온 콥(Spion Kop)이라 칭하는데 흔히 콥이라 부르기도 한다. 콥이란 이름을 처음 쓴 클럽은 울위치(Woolwich) 연고시절의 아스날이었고 잉글랜드의 많은 클럽들이 이러한 명칭을 쓰고 있다. 그 중에 리버풀의 홈 구장 안필드의 콥이 가장 유명하여 리버풀팬을 흔히 코파이트(Kopite)라 부른다. 테라스는 1920~198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1989년에 일어난 힐스브로 참사로 리버풀팬 96명이 압사한 이후, 안정상의 문제로 테라스는 대부분의 영국 축구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 1960년대 초·중반에 모즈는 가죽옷을 입고 모터 바이크를 타며, 록큰롤을 즐겨 듣는 록커(Rocker) 구성원들과 집단 난투극을 자주 벌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64년 휴양도시 브라이튼에서는 이틀에 걸쳐 이들의 대규모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의 왼쪽은 수트를 입고 스쿠터를 탄 모즈이고 오른쪽은 가죽자켓을 입고 모터 바이크를 탄 록커이다.

▲ 1960년대 초·중반에 모즈는 가죽옷을 입고 모터 바이크를 타며, 록큰롤을 즐겨 듣는 록커(Rocker) 구성원들과 집단 난투극을 자주 벌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64년 휴양도시 브라이튼에서는 이틀에 걸쳐 이들의 대규모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의 왼쪽은 수트를 입고 스쿠터를 탄 모즈이고 오른쪽은 가죽자켓을 입고 모터 바이크를 탄 록커이다.

 
영국은 펑크, 모드(Mod), 스킨헤드, 고스(Goth) 등과 같은 다양한 하위문화(subculture)의 본고장이다. 하위문화의 주체는 주로 사회적으로 종속적이거나 소외된 계층으로 계급적으로는 노동자들이 이에 속한다. 하위문화는 주류문화의 압력에 저항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구성원들은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추구하여 복장, 언어, 음악, 행동방식 등에서 고유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영국에서 축구는 전통적으로 노동자들의 스포츠인 관계로 축구팬들도 이러한 하위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50년대 초반 런던에서 시작한 테디 보이스(Teddy Boys)는 축구팬에게 최초로 영향을 미친 하위문화이다. 테디 보이스는 20세기 초반 영국 왕이었던 에드워드 7세 시절의 고급 패션을 노동자 계층 젊은이들이 모방한 것이었는데, 에드워드 7세의 애칭인 테디에서 명칭이 유래하였다. 이들은 극단적으로 깃의 폭이 넓은 드레이프 자켓과 슬림한 바지, 그리고 가느다란 부트레이스 타이 등으로 한껏 멋을 냈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던 테디 보이스는 양복점에서 비싸게 맞추어 입은 이러한 옷을 할부로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옷차림을 통해 이들은 상류층에 대한 동경과 함께 자신들의 지위에 대한 불안, 그리고 엘리트 계층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였다. 한편 테디 보이스의 일부는 조직을 결성해 라이벌 조직과의 폭력적인 충돌로 악명을 떨치기도 한다.

1950년대 후반에 들어 영국경제의 호황에 힘입어 여윳돈이 생긴 노동자 계급 젊은이들은 카나비 스트리트(Carnaby Street)와 첼시의 킹스 로드(King’s Road)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세련된 스타일로 무장한 젊은이들은 음악을 즐겨 듣고 스쿠터를 타고 다녔는데, 이들을 모즈(Mods)라고 칭한다. 이들은 모던 재즈를 듣는 관계로 모던니스트(modernists)라고 불리었고, 모즈라는 명칭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모즈는 슬림한 실루엣의 3버튼 수트에 스키니 타이와 버튼다운 칼라셔츠 등을 입었으며, 팝 그룹 비틀즈가 모즈 룩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모즈는 자신들의 패션을 축구장 테라스로 도입하게 되며, 축구클럽 첼시와 웨스트 햄 등은 이러한 모즈 팬을 많이 거느린다.

60년대 중반에 들어 모즈는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언제나 값비싼 옷을 입고 덜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을 피코크(peacock) 모즈로, 그리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노동자 이미지가 더 강한 이들을 하드(hard) 모즈라고 부른다. 하드 모즈는 저녁에는 세련된 수트를 입었지만 낮에는 자신들의 직업에 어울리는 실용적인 옷차림을 하게 된다. 이들은 주로 타이트한 바지를 올려 입어 닥터 마틴(Dr. Matens) 스타일의 부츠를 뽐냈으며, 심플한 셔츠를 입고 멜빵을 매었으며 짧은 머리스타일을 도입한다.

 ▲ 스킨헤드는 다양한 색깔의 멜빵을 매고 다녔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매는 멜빵의 가로 폭이 1인치를 넘으며 백인우월주의자로 인식된다고 한다.

▲ 스킨헤드는 다양한 색깔의 멜빵을 매고 다녔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매는 멜빵의 가로 폭이 1인치를 넘으며 백인우월주의자로 인식된다고 한다.

 
196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하드 모즈는 스킨헤드로 불리어진다. 당시 영국에는 서인도제도로부터 많은 이민자가 들어왔는데, 이들은 노동자계층인 하드 모즈와 근접한 거리에 살고 같은 공장에서 일한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캐리비언 흑인 문화에 영향을 받은 하드 모즈 혹은 초창기 스킨헤드는, 특히 자메이카의 거리문화인 루드 보이(Rude Boy)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회적 소외와 계급적 연대감에 영향을 받은 스킨헤드 하위문화는 곧 영국전역으로 퍼졌고 80년대에 전세계로 뻗어 나간다.

초창기 스킨헤드는 이발기의 넘버 2 혹은 3로 머리를 잘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민머리가 아니었으며, 80년대 들어 머리를 면도한 스타일이 등장한다. 스킨헤드가 머리를 짧게 자른 이유는 그러한 스타일이 산업현장에서 일하거나 길거리 싸움에 유리하기 때문이었으며, 또한 평화와 사랑을 주창하는 장발 히피 문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스킨헤드는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 칼러와 같은 색깔의 스카프나 신발끈을 착용하기도 했는데, 60~70년대 훌리건은 대부분 스킨헤드였다. 스킨헤드 훌리건들은 반항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보더 부츠(Bovver boot; 필자 주: 런던 노동자들의 코크니 영어는 th를 f 혹은 v로 발음한다. 따라서 bovver는 bother를 코크니 영어로 발음한 것이다)를 즐겨 신었다. 견고하게 만들어진 이 부츠는 길거리 싸움에서 상대방을 발로 차는 용도로 사용된다. 따라서 당시 경찰은 폭력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스킨헤드 훌리건이 보더 부츠를 벗어야 축구장에 입장시켰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외래교수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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