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납치됐다가 풀려나 지난 18일 귀국한 일본인 인질 3명과 그 가족들이 ‘미운 오리’ 신세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인질 가족들에게 구출에 들어간 항공료와 건강진단 비용을 물리기로 방침을 정한 데다, 국내 여론도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납치 피해 당사자가 거꾸로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인질과 인질가족, 범행그룹 3자가 자위대 철수를 한 목소리로 내면서 일본 정부를 괴롭힌 데 대해 일본 국민들이 위화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인질들이 풀려난 뒤에도 “이라크에 계속 남아 있겠다”면서 귀국을 거부한 것도 성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요미우리>, <산케이> 등 주로 우파 성향의 신문들이 ‘자기책임론’을 주장하고 있고, 일부 주간지들은 인질과 그 가족들의 과거 전력 등 사생활을 파헤치며 인신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인질들이 자위대를 철수시키기 위해 범행그룹과 짜고 ‘자작극’를 벌인 혐의가 있다며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좌파 성향의 <주간 금요일> 등 일부 매체가 ‘납치 자작설’ ‘자기책임론’ 등을 일본 정부측이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들끓는 여론이 가라앉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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