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테러단체 파병국 본토 공격 협박… 이집트 외교관 납치
이집트 외교관과 이라크 국영 건설사 사장 등이 잇따라 무장단체에 납치된 가운데,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가 호주·이탈리아 등 이라크 파병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했다.
알 카에다 유럽지부를 자처하는 한 테러조직은 24일 호주가 이라크 파견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을 경우 (호주 본토를) ‘피바다(pools of blood)’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이슬람 유일신 그룹이라 불리는 이 단체는 인터넷상에 띄운 메시지에서 “철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너희(호주)는 미국처럼 될 것이며 밤과 낮을 지옥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협박했다.
호주는 이라크에 920명의 군·보안인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 단체는 2700여명의 군대를 이라크에 파병한 이탈리아 정부에도 “계속 주둔시킬 경우, 이탈리아 도시를 뒤흔들 차량폭탄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 호주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이들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위협은 오히려 더욱 확고하게 테러에 맞서게 한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이라크 내 또 다른 무장세력이 지난 23일 바그다드 주재 이집트 외교관을 납치했으며, 이집트 정부에 대해 보안전문가의 이라크 파견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 4월 이후 70여명이 납치됐으나 외교관 납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납치범들은 자신들을 ‘알라의 사자 여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테러리스트의 요구에 굴복하지 말 것을 이집트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이집트 외무부는 “치안병력 교육 지원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이라크 파병 계획은 없다”고만 밝혔다. 24일에는 바그다드에서 국영 알 만수르 콘트랙팅사의 라아드 아드난 사장이 무장괴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검은 깃발을 든 자들’이라는 이라크 내 무장단체가 케냐인 2명과 인도인 3명, 이집트인 1명을 인질로 붙잡고 이들 국가가 철군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인질을 참수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케냐 등 3국은 이라크 파병국이 아니다.
한편, 미군과 이라크방위군은 25일 수도 바그다드 북쪽 바쿠바시 교외 부흐리즈에서 저항세력과 교전해 13명을 사살했다.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힌 이집트 외교관 모하마드 맘두 쿠틉 참사관이 6명의 납치범들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알 자지라>방송을 통해 23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