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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학생과의 교류 소극적… ‘끼리끼리’ 문화 최소화·외국 학생 유치 부심
영국 사립학교의 외국인 학생이 많아지면서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국적에 따라 끼리끼리 어울리는 ‘게토 ghetto’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모국어를 사용하는 학생끼리 주로 어울려 영국 학생들과의 교류가 어렵고 부유층 자녀 상당수는 청소나 빨래 등 간단한 주변 정리 일도 못하고 심지어 기숙사에서 호텔 서비스를 주문하는 ‘VIP증상paying customer syndrome’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기숙사 학교의 외국인 학생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신 통계자료에 따르면 기숙학생 68,000명 중 24,000명이 외국 출신으로 3명 중 1명 꼴이다.
홍콩(4,704명 19%), 중국(4,381명 18%), 러시아(2536명 10.4%) 그리고 독일(2007명 8.2%) 출신이 가장 많았다.
영국 기숙학교연합The Boarding Schools Association(BSA)은 외국인 학생들을 돕기 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효과적인 적응 방안을 찾고 있다.
참여 교사에 따르면 외국인 학생 중 거의 절반(47%)을 차지하는 중국계와 러시아 출신의 끼리끼리 게토 현상이 가장 심해 다른 학생들과 쉽게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학부모들은 자녀를 영국으로 보내기만 하면 캠브리지 의대에 입학하고 의사가 되는 기적적인 변화를 요구하지만 학생들의 입학 당시 영어 실력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BSA의 알렉스 톰슨은 “외국인 학생과 영국 학생을 어떻게 잘 교류시킬 지가 큰 과제다. 특히 중국 학생들은 영어 대신 중국어로만 대화해 생활 적응과 교류가 더욱 어렵다” 고 말했다.
서머셋의 한 사립학교 교장은 “특별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영국 기숙사에는 도우미나 호텔 서비스가 없다’는 문화 충격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하는 법을 배우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야 한다”며 “축제와 운동회 등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자기 학교’라는 자부심을 느끼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숙학교를 외면하는 영국 가정이 늘면서 재정이 어려워진 일부 학교들이 외국인 학생 모집에 적극적인 것도 외국인이 늘어난 요인이다.
외국인 학생들이 영국 경제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영국의 교육 산업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하지만 캐나다, 미국,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가 최근 몇 년 새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영국도 외국인 학생 유치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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