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쥐 잡는 고양이가 입주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16일부터 관저에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네 살 된 ‘래리’라는 이름의 이 고양이는 배터 시에 있는 동물농장에서 해충 방역 등의 위생 검사를 마친 뒤 총리 관저로 거처를 옮겼다. 관저에 고양이가 입주한 것은 최근 공영방송 BBC가 관저를 배경으로 생방송을 진행하는 도중 큼지막한 쥐가 관저 정문 앞을 유유히 지나가는 장면이 두 차례나 전파를 탔기 때문. 그 뒤 쥐를 퇴치하기 위해 고양이를 입주시키는 방안이 추진됐다. ‘다우닝가’는 1680년 당시 외교장관이었던 조지 다우닝이 건립했으며, 1732년 조지 2세가 로버트 월폴에게 하사한 이래 총리관저 등으로 이용돼 왔다. 330년이나 돼 매우 낡아 내부를 개조해 10번지는 총리 관저로, 11번지는 재무장관 관저로 사용 중이다. 총리 관저에는 험프리라는 이름의 쥐잡는 고양이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임무를 수행했으나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거주한 뒤에 은퇴했다. 길 잃은 고양이였던 험프리는 마거릿 대처 총리의 눈에 띄어 존 메이어 총리 때까지 충실히 관저를 지켰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의 부인 셰리가 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험프리는 주인이 바뀐 뒤 6개월 만에 은퇴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험프리 이후 알리스테어 달링 전 재무장관이 고양이를 키웠지만 총리 관저가 새 식구를 맞게 됐다”면서 험프리 만큼 제 역할을 해낼지 주목하고 있다. 영국 전역에 사는 쥐는 5천만 마리 이상이라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