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지만 코로나 변이 소식으로 세상은 여전히 소란합니다. 입국자들의 30%가 확진이라는 충격적인 뉴스가 아침 저녁으로 한국 TV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특정 나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을 통제하겠다는 엄포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불과 20~30년 전과 비교해 본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분명 더 위험해지고 살기 어려워진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AD60년경, 사도 야고보가 순교했을 무렵도 교회를 향한 극심한 박해로 인하여 기독교인들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성도들은 전염병 보다도 더 위험한 존재로 여겨졌으며, 하지도 않는 일들에 대한 용의자로 지목 받아 체포되서 화형에 처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고난의 시기에 사도 야고보는 영감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 야고보는 흩어진 열 두 지파에게 문안하노라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약1:1-2).
극심한 박해를 받으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시련과 고난을 온전히 기뻐하라’(Rejoice)고 권면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의 저명한 기독교 지성인이었던 C.S Lewis의 표현을 빌자면, 이것은 ‘정신나간’(Madness) 말이거나 아주 심오한 영적 의미를 전달하는 것, 이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도 야고보가 전달하고 싶었던 ‘기쁨’(Joy)라는 것은 ‘만족할 만한 현실이 가져다주는’ 결과적인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원인 감정’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즉, 성경적인 기쁨이라는 것은 환경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려운 환경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바라보게끔 이끌어 주는 ‘동기’를 우리들에게 제공한다는 사실입니다.
고난과 시련을 좋아하고 환영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누구나 2023년 한 해가 그러한 인생의 어려움으로 점철되기 보다는 오히려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것입니다.
인생의 역경과 시련은 우리가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준비없이 맞이한 고난 앞에 허탈하게 무너지는 인생도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삶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시련과 고난의 한 해를 예고하고 있는 이 때에 오히려 시련과 고난의 시기를 기쁘게 맞이하라는 두 사도의 외침에 한번 귀 기울여 보는 것이 지혜로울 것입니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야고보서 1:2-4)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소망이 부끄럽게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로마서 5:3-5)
2023년, 검은 토끼는 벌써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모든 삶의 영역에서 깊은 시련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모든 교회들과 성도들과 교민들이 ‘오히려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한 해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님을 더욱 바라보고, 사모하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박종범 목사
재영교회연합회 회장
런던 열방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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