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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똑똑하다
코리안위클리  2023/11/03, 08:36:24   
하우스(단독 주택)에 살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 플랫(아파트형 공동주택)으로 이사했다. 마당에서 기르던 화분들을 다 버리지 못하고 가져와서 거실 한편에 두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불필요하게 큰집에 살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좁아진 공간에 함께 이사해 온 식물들까지 같이 살게 되어 더 비좁게 느껴졌다. 이때부터 식물들과의 다정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우리 집 거실 화분에 담긴 식물의 종류는 다양한 편이지만, 크게 구분하자면 몇 개의 작은 선인장들과 다른 식물들로 나뉜다. 일반 식물 중에는 몬스테라가 주종을 이룬다. 몬스테라 화분은 대충 대여섯 개 정도 될 것이다. 내가 숫자에 둔감해진 이유는 이 식물의 번식력이 실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 있는 몬스테라들은 모두 한 뿌리로부터 번식한 것들이다. 그 중 몇 개를 주변에 사는 이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였기에 정확한 수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상 몬스테라는 집안에서 기르기에 그리 적합한 식물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짧은 기간에 너무 크고 왕성하게 자라나고 모양을 잡아 주기도 꽤 까다롭기 때문이다. 초기엔 이 식물이 그렇게 크게 자라나리라고 짐작하지 못했다. 처음엔 하나였지만 자꾸 번식하면서 몬스테라 화분의 수가 점차 여러 개로 늘어났다. 수가 늘어가면서도 크기로 인해서는 크게 부담스러움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거의 3년을 지나고 있는 지금,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초기에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잎의 크기가 아니라 모양이었다. 처음 만난 몬스테라는 거의 갈라지지 않은 통 잎 그대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가지를 잘라내고 옮겨 심으면 심을수록 잎의 크기도 더 커지고 잎 모양도 보기 좋게 많이 갈라져 나왔다.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거실의 몬스테라들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들이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그 크기와 색상과 모양이 다양하다. 어쩌다보니 최근에 잘라내어 물에 담가둔 가지들이 가장 오래된 몬스테라 곁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그 변화를 실감하게 만든다. 새 가지들의 잎은 처음 잎에 비해 크기는 물론 모양도 많이 달라졌다. 크기는 언뜻 보기에도 여러 배 이상 커졌고 모양도 통 잎에서 잎 전체가 온통 파인애플 나뭇잎처럼 보기 좋게 갈라진 모양으로 변형되었다.
신기한 일은 새 가지에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진짜 신기한 일은 최근에 새 가지들을 잘라내고 남은 몬스테라 줄기에서 일어났다. 크고 왕성한 가지들이 잘려 나가고 남은 이 몬스테라는 보는 이로 하여금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할 정도로 초라해 보였다. 솔직히 너무 볼품이 없어서 그냥 뽑아 버릴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가기도 했다. 그런데 며칠 전 놀라운 광경을 발견했다. 그나마 보기 좋았던 윗부분이 잔인하게 잘려나가고 남은 줄기, 그것도 한편으로만 쏠린 가지들 때문에 균형을 잃고 쓰러질 것만 같은 이 초라하고 볼품없는 몬스테라에 새싹이 솟아나고 있었다.
처음에는 흔히 솟아나는 에어 루트인 줄로만 알았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몬스테라의 성장은 가지에서 가지가 분리되면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솟아난 새싹은 달랐다. 이렇게 마디에서 직접 새싹이 솟아오르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삭둑 잘려 나간 바로 아래 마디에서, 에어 루트가 솟아나오듯 새싹이 솟아나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니 저 아래 마디에서도 새싹들이 솟아오르고 있다. 가만히 세어본다. 하나 둘 셋 넷 …. 무려 열한 개나 된다. 식물 전체의 마디마디마다 파랗고 조그만 새싹들이 동시에 솟아오르고 있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그동안 약 3년 가까이 몬스테라를 길러 오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마디에서 바로 새싹이 솟아오르는 이런 일은 처음이다. 놀라움과 함께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에 올라왔던 3개의 생생한 가지를 한 번에 삭둑 잘라버리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아~ 이것은 생존을 위한 몬스테라의 본능적 반응인가? 아니면 식물이 똑똑하다고 했던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상황과 환경에 맞추어 성장 방식도 변화시키는 식물의 엄청난 지혜와 능력인가? 이것은 식물이 약간이 아니라 정말 똑똑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확증이라는 생각이 든다.
똑똑함이란 어떤 것일까? 아이큐가 높고 머리가 좋은 것만이 아닌 것 같다. 똑똑함이란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을 방해하는 환경의 변화와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하는 지혜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 집 거실의 몬스테라는 매우 똑똑하다. 아니 모든 식물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똑똑한 것 같다.
아무튼 이 놀라운 변화를 통해 이 똑똑한 몬스테라는 뽑혀 버릴 뻔했던 위기를 모면했다. 그뿐 아니라 성장의 새로운 방식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면서 우리 집 거실 한 가운데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매일 아침 거실에 들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그 똑똑한 몬스테라를 자세히 살펴본다. 미래의 모습이 그려진다. 싹들이 자라나면 그동안 한쪽으로만 쏠려 있던 모양까지 잡아 주면서 균형잡힌 몬스테라로서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오늘도 그 몬스테라를 자세히 살펴본다. 마치 작품을 감상하듯이 이리보고 저리 보고, 멀리서 또 다가가서 자세히 본다. 식물도 자꾸 보고 자세히 보니까 더 예쁘다. 볼 때마다 마음이 신기하고 즐거울 뿐 아니라 배움을 얻는다. 위기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위기를 맞더라도 이 똑똑한 식물처럼 나도 지혜와 능력으로 이겨내야지.

김석천 목사
행복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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