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발견된 비밀지하벙커(엄폐호)는 1976년쯤 대통령 경호 및 비상시 대피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공사를 맡았던 D건설사의 전 임원은 15일 “1976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지하차도 공사를 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경호용 비밀벙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그러나 “당시 청와대의 요청에 의해 관련 기록을 모두 삭제해 문서화된 공사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에서 국군의 날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열릴 때 현재의 굿모닝신한증권 빌딩 앞쪽에 대통령을 비롯한 요인들이 이용하는 단상이 놓여졌는데, 그 아래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벙커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도 “D건설사 직원이라면서 1976년 무렵 벙커공사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는 이메일 제보가 3건 접수된 것으로 미뤄 사실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밀벙커가 경호용 벙커라는 점은 이 벙커가 국방부가 관리하는 군용벙커 명단에 들어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국방부 측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군용벙커는 국방부 청사와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전시 행정지휘부로 사용될 서울 인근 등 3곳 뿐”이라며 “여의도 지역에 군사용 벙커를 운용했던 기록은 전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하벙커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기관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예정대로 버스환승센터 부속시설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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