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학교들은 앞으로 학생들의 시험 성적뿐만 아니라 비만, 임신, 마약 복용, 범죄 전과 등을 기록한 보고서도 만들어야 한다.
초·중등교육부는 어린이의 학업 성적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건강과 행복까지 개선하기 위해 초중등학교에 건강과 품행을 포함하는 새로운 교육 기준 18가지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학교감독기관인 교육기준청(Ofsted)은 2009년부터 학교 평가 보고서에서 시험 성적 외에 비만 학생이 얼마나 많은지, 10대 임신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마약 복용을 하는 학생들은 몇 명인지 등을 따져서 학교 성취도를 평가하게 된다.
이 계획은 집권 노동당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빈부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열악한 가정 환경이 학생들의 학업 성적에도 지장을 미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정부가 영국 어린이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마련한 10개년 교육 청사진의 일환이다.
정부는 어린이의 건강, 복지, 안전을 위해서는 학교, 도서관, 스포츠센터, 경찰서, 보건센터 등 공공서비스를 통합적으로 학교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교사들의 책임 영역을 훨씬 넘어 교사들이 사회 문제까지 풀어야 할 판이라며 비현실적인 계획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교사강사협회의 메리 부스테드 회장은 “목표를 정해 몰아가는 문화는 학교를 망칠 것”이라며 반대했다.
지난주 교육부, 교사노조, 교육기준청, 지역 교육당국 관계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교육부는 “교사에게 추가 부담을 주거나 학교에 무작정 새로운 교육 목표를 부여하자는 게 아니라 학교 안에서나 밖에서나 모든 어린이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키우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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