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런던시민·관광객 함께 즐긴 잔치
한국을 알리는 ‘단오 한국 여름 축제’가 8일 오후 런던 트라팔가Trafalga 광장에서 열렸다. 행사는 단오선만들기와 한복입어보기 체험행사를 비롯, 공연단체 노리단의 환경연주회, 극단 타루의 국악뮤지컬, 한국전통무용가 이철진 공연, 영국 재즈 트럼펫 연주자 가이 바크가 이끄는 5중주단의 협연, 한국의 록밴드 YB와 토미기타밴드 연주 등으로 꾸며졌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영국에 소개하는 단체 KCPA(대표:장정은)가 주최했고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올해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 행사로 개최됐다.
한인행사하면 으레 등장하던 사물놀이패가 없어서인지 첫 무대는 다소 조용한 편이었다.
행사 시작과 끝을 알리는 길놀이와 뒷풀이는 노리단의 몫이었다. 재생용품을 이용해 악기를 만들어 연주하는 친환경퍼포먼스그룹으로 무대 옆에서 행인들이 직접 악기를 만져보고 연주해 볼 수 있는 워크숍도 가졌다. 특히 빈 페트병을 이용한 연주를 듣는 시간은 시끄럽던 광장 전체가 조용해질 정도로 인기였다.
화려한 색동옷과 부채춤 공연을 대신해 열린 공연은 극단 타루의 국악뮤지컬 ‘시간을 파는 남자’. 판소리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라는 실험적인 장르는 한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했지만 한국어 대사로만 진행되는 등 복잡한 축제마당에 펼쳐진 공연으로는 다소 어색해 보였다.
제사상에 올라온 바나나가 ‘옥의 티’였지만 한국전통무용가 이철진의 우아한 춤사위가 돋보인 민속무 ‘진쇠’와 ‘열림굿’이 선보였고, ‘고향의 봄’을 트럼펫으로 연주한 영국의 재즈 연주가 가이 바커 퀸텟의 공연이 이어졌다.
행사의 끝자락에는 한국의 록그룹인 토미기타밴드와 YB의 열창이 있었다. YB의 출연때문인지 광장에는 한국청년들이 유난히 많았고 젊은 열기로 가득했다. YB는 ‘담배가게 아가씨’의 영어버전과 록버전의 아리랑 등을 들려주며 흥겨운 잔치를 축하했다.
한편 무대 옆에서 많은 인기를 끈 것은 한국 관광공사와 한국문화원이 마련한 한국전통옷 입어보기. 고전 한복뿐 아니라 사모관대나 양반의례, 기녀복장 등 형형색색의 다양한 전통복장을 신기해하는 외국인들이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였다.
한국음식을 준비한 먹거리 장터에는 음식팔기에만 급급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영어로 음식을 설명해줘 한결 보기 좋았다.
행사를 준비한 장 대표는 “올 행사는 한국의 유망한 문화예술인들을 영국에 소개하는 행사로 기획했다. 특히 친환경 공연단체인 노리단의 경우 런던시에서도 호의적이었다”며 “행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많은 후원이 필요하다”며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길놀이로 친환경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이 공연하고 있다.
▲ 록음악으로 흥을 더한 윤도현의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