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가지수 60년만에 마이너스영국의 소매물가지수(RPI)가 196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국가통계청(ONS)은 21일 RPI가 1월 0.1%에서 2월 0%, 3월 -0.4%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월에 비해 같은 물건의 가격이 0.4%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핵심 통계인 RPI가 영국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0년 이후 처음이다.
영국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한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소매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또 다른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월 3.2%였으나 3월에는 2.9%를 기록했다.
CPI는 영국중앙은행이 금리를 정할 때 사용되며 주택담보대출 지출과 집값은 반영되지 않는다.
영국중앙은행은 CPI가 0% 가까이 떨어진뒤 2011년까지 정체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가통계청은 원유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에너지 가격 하락이 RPI 상승을 둔화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그나마 파운드화의 약세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서 CPI 하락을 지연시키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물가 하락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짧은 기간 물건 값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물건 구매를 미뤄 경기가 침체를 겪고 월급 삭감, 해고 등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롭 파이크 국가통계청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의 추가 하락은 4월 통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물가상승 둔화가 확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