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유출되고 있다는 거야 뭐 다들 알고 있는 얘기잖아요.”(강남 ㄱ학원장) “이왕 미국 대학 가려면 확실히 점수 높일 수 있는 선생님한테 가는 게 인지상정이죠(미국 유학준비생 학부모)” 지난 1주일 사이 미국대학입학자격고사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문제 유출 사건이 잇달아 경찰에 적발되면서 강남 사교육계에 일대 파문이 일고 있다. 강남 일대 100여곳의 SAT 학원들은 불똥이 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험 주관사인 미 교육평가원(ETS)이 관련 사실이 드러난 한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입학취소를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학원가 관계자와 학부모·학생들은 시험 문제 유출이 새삼스러울 게 없다는 반응이었다. 대치동 A학원 관계자는 “ETS가 한국에서 SAT를 못 보게 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학원으로서는 손해가 막심하다. 그런 일이 생기면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이번 문제 유출 사건보다) 더 난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B어학원(압구정동) 관계자는 “신설 학원의 경우에 특히 ‘하버드대 ○명 입학’ 등 근거를 확인하기 힘든 광고를 버젓이 하고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며 “어느 학원의 SAT강사가 실전 기출문제를 몇년치 확보하고 있다는 등의 소문도 퍼져 있어 학원장들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 문제 유출로 사회적 파문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도 SAT 수험 관련 ㄹ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3년간 기출문제를 파일 형태로 팔겠다는 게시물과 일부 샘플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외국어고 재학생 박모군(17)은 “학원에서 제본된 SAT 기출문제를 쉽게 살 수 있다”면서 “이 문제들은 다시 인터넷을 통해 회당 1만5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가 스타강사 출신의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명문대만 보내면 수단은 어떠해도 좋다는 사람들의 인식과 사설 교육평가업체 ETS의 공정성 관리 부족이 이번 사건의 주된 원인”이라며 “SAT 부정은 물론 미 대학 입학에 필수적인 에세이 작성 대필도 만연해 있을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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