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위기의 여파로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 환율시장에서 파운드는 1.5533달러의 종가를 기록, 지난해 5월21일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파운드는 특히 PIGS 위기가 가시화된 지난주에만 2.4%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파운드화의 급격한 가치절하에 대해 PIGS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감이 영국으로 확산되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회원국들의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를 조사한 결과 영국은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2.1%이며 정부부채의 경우 68.6%에 달했다. 영국 역시 그리스·스페인·아일랜드 등 PIGS 국가와 함께 EC로부터 ‘고위험 국가’로 분류됐다. 영국은 또한 지난해 4/4분기 0.1%의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을 기록, 21개월 만에 경기침체에서 간신히 벗어나는 등 현재 유럽 주요국가들 중에서 경제 펀더멘털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데이비드 블룸 HSBC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경향이 될돌아온다고 볼 수 없다”며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의 이동 추세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정치권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최근 파운드화 하락의 이유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는 5월 열리는 총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유력시되지만 보수당이 과반확보에 실패할 경우 ‘재정감축을 과감히 실행하겠다’는 공약을 실제로 강하게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스 레데커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영국 총선이 파운드화에 잠재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며 “시장은 절대다수당이 없는 의회를 최악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파운드화는 자산시장 변동성이 심하고 주식시장도 약세인 현재 시장환경에서 하락압박을 계속 받을 것”이라며 “특히 달러에 대해 매우 취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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