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끌려다니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빗대어 쓰인 단어다. 이런 두 나라의 “특별한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영국 의회에서 제기됐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28일 펴낸 ‘세계안보: 영국-미국 관계’라는 보고서에서 “영국은 공손함을 줄이고 우리와 이익이 다른 부분에서는 좀더 기꺼이 ‘아니오’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영국이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침공에 동참한 뒤 “영국 정부가 미국에 복종하는 푸들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현실과 상관없이 영국에 대한 평판과 이익에 깊은 손상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별한 관계”라는 표현도 더이상 쓰지않도록 위원회는 권고했다. 위원회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이런 표현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영국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낳는다”며 “장기적으로 영국은 과거처럼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영국 군기지 활용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하원의 이번 보고서는 세계정치가 다극화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두 나라 관계에서 좀더 실용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에 대해 “‘특별한 관계’라고 부르느냐 여부가 아니라 두 나라의 독특한 관계에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증대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영국과 미국 사이의 “특별한 관계”라는 표현은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 총리가 두 나라가 나치 독일에 맞서 함께 싸운 점과 문화적 역사적 동질성 등을 들어 처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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