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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학입시 ‘로또뽑기’ 인가
코리안위클리  2010/09/01, 04:53:35   
▲ A레벨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고도 탈락 후 2차 대학의 수준과 전공이 불만족스러워 포기하는 학생이 7만 명에 이른다
성적 우수학생 무더기 탈락 … 입시제도 공정성·변별력 논란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영식 지만 군의 중학교 입시 해에 수많은 우수한 동급생들이 평준화 변경으로 진학에 결정적인 불이익을 입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성적이 월등해도 원하는 중학교에 들어갈 수 없는 ‘학운이 없는 세대’로 치부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불거지기 시작하다 올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 영국의 입시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탈락하는 이른바 ‘저주받은 세대’로 치부될 위기에 있다.
A레벨 응시자 셋 중 하나 꼴로 A 및 A* 등급 성적을 받으면 대학의 합격자 경쟁 선발은 과연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우선 상위 30% 내에 드는 성적 우수자 끼리의 경쟁에서 어떻게 ‘페어’한 합격·불합격을 결정하라는 제도인가. 앞으로는 이러한 A레벨 결과를 아예 무시하고 대학별 별도의 필기고사제도를 채택하라는 말인가. 제한된 시간에 폭주하는 다수의 지원을 어떻게 공평하고도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할까.
A*등급은 90% 이상의 득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90~100점의 득점 분포내역은 성적표에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극단적인 예로 다른 지원자가 각각 A*를 대학에 제시한 경우 100점을 받고도 불합격이 될 수 있고 90점으로 합격될 수도 있는 불공평한 경우가 가능하다. 또 정원 이상이 A*를 제시했을 경우 시험 자체의 난이도 문제로 변별력의 논란도 가능하다.

응시자 27% A 및 A* 등급 … 대학, 공정한 합격자 선발 난제
최소 15만 명 이상 불합격 … ‘클리어링 시스템’ 경쟁률 치열


옥스포드 대학의 기원으로 ‘서기 1096년 어떤 형태의 교육이 존재’(출처 옥스포드대학 웹사이트)한 이래 영국은 대학제도가 발전을 거듭해 세계의 대학교육을 선도하면서 오늘날까지 빛나는 전통을 이룩해 왔다.
이러한 나라에서 21세기 들어 어른들의 대학정책에 대한 무사안일과 무분별과 태만이 귀중한 젊은이들의 ‘입학’이라는 장래문제에 엄청나게 불공평한 ‘대학살’을 바야흐로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는 대학요소의 가장 중요한 근간 중 하나인 입학문제를 중심으로 조명해 본다.
올해도 ‘클리어링 시스템’이 끝나면 신학기 영국 대학 지원자중 ‘최소 15만명에서 최대 20만명’(UCAS 추산/BBC)이 정원부족 등으로 학사과정에 입학을 못하게 된다.
반면 대학통합선발 기관 (UCAS)의 메리 커녹 쿡 최고책임자는 “‘매우 큰 수치’-7만 명에 이르는-의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들은 자신들이 오퍼를 받아 이미 입학가능한 대학 또는 해당 전공과목에 대한 불만족으로 오히려 입학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BBC)
다시 말해 이제는 대학이 상대적 우수성과 전공의 시장성 등에서 매력이 없으면 우수한 학생에 의해 외면당하고 정원미달로 학생을 채울 수 없어 도태당할지도 모를 우려까지 보이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최고책임자는 “우수한 A레벨 성적등급을 취득한 지원자들중 적절한 오퍼를 받지 못하고 있거나 다시 지원할 수 없는 경우 올해 입학을 포기하는 결정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태는 A레벨 성적 결과가 나온지 하루만에 쏟아진 현실이다.
사상 최고의 A레벨 합격율을 보인 가운데 총 응시과목수에서 27%의 A및 A*의 결과가 나와 매우 심한 경쟁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선택의 변별력을 둘러싸고 심각한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높아진 성적은 학생의 질이 높아졌다는 일부 정책당국자의 말처럼 설명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성적우수자가 늘면서 입학선발 용도로는 변별력이 떨어져 의문이 있다는 비판에 대한 설명은 못하고 있는 것이다.
8월 하순에 접어든 현재도 아직 수만명의 응시생들이 ‘클리어링 시스템’(A레벨 성적 발표 후까지 내신성적의 오퍼로 미처 채우지 못하고 아직 남아 있는 대학정원 채우기 보충 제도)쫓기에 여념이 없는 실정이다.
최근까지 약 194,000명의 지원자들이 ‘클리어링 시스템’을 통해 입학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의 지원자수는 약 142,000명이었다.
대학통합선발기관의 웹사이트에는 150만명이 지원절차를 위해 접속했고 전화도 폭주하고 있다. 각 대학별로도 쏟아지는 전화문의 때문에 교환대가 일부 마비되기도 했다.
성적 우수자의 대학입학 포기와 다수의 재수 현상에 대해 대학통합선발기구는 대체로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대학수준의 균질화를 철저히 보장하는 반면
선발시험을 개선해 응시자의 실력에 따라
공평한 입학선별이 이루어지는 제도를 기대한다”

일부는 2차 지망 오퍼를 선택한 것이 불만스러워 입학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내년도에 다시 응시하려는 일부 성적우수자의 경우에는 지원하려는 목표대학의 전공과가 우선적으로 원하는 A레벨 과목을 다시 선택하여 취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본다. 물론 일부 지원자는 오퍼가 살아있는 2지망 이후의 대학교육 수준이나 전공설정이 자신들의 노력과 금전부담에 상응하는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입학하여 3년 후 대학을 졸업해도 재학중 평균 £25,000에 가까운 빚쟁이로 출발해야 한다는 일부 조사결과도 수험생들이 감수해야할 현실이다.
어떻든 여러 이유를 합해 15만~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불합격자에 대한 최종수치가 나오는 대로 근본적인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클리어링 시스템’이 시작될무렵 각 대학의 미충원 전공별 정원은 18,000명으로 작년의 32,000명에 대비된다. 올해 영국 대학 지원자는 약 66만 명이다. 2009년에는 482,000이 입학됐다. 그러나 이제는 정원을 초과하면 대학당국은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성적이 우수할수록 ‘클리어링 시스템’에서의 제한된 대학 또는 전공에 대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며 내년도로 이월해보면 어떠냐는 장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내년도도 입학이 보장되지 않는 까닭에 지원자를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대학의 역사가 거의 없는 2차대전 후 성립된 신생국의 시행착오 과정도 아니고 대학의 기원이 이룩된 지 어느덧 900여 년이 넘어 빛나는, 무엇보다 ‘페어’(fair)를 모토로 세계 최고의 전통을 가진 영국 지성의 본산이 아직도 이렇게 그 골격을 이루는 입학문제에 혼돈을 보이는 것은 실로 치욕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고교교육의 결과와 이에 대한 평가의 포퓰리즘적 성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시험 성적에는 학업의 정도에 따른 단계별 변별력으로 그 결과에 따른 대접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각과목의 문제 내역에 단원별 다이아몬드형 분포의 난이도에 따라 성적이 취득되도록 변별력이 배려돼야만 하지 않을까.
무분별하게 부푼 성적결과에 애꿎은 지원학생과 학부모만 골탕을 먹는 것은 애초부터 해결못할 결과가 보이는 무정책이 아닌가.
괜찮은 대학·전공과의 합격·입학이 로또 뽑기인가.
대학수준의 균질화를 철저히 보장하는 반면 선발시험을 개선해 응시자의 실력에 따라 공평한 입학 선별이 이루어지는 제도를 기대한다.
3년제 학사를 기준한 영국 대학의 특수한 입학기준(13학년 수료자)이 다른 유럽국가나 미국의 입시제도나난이도를 비교했을 때 국제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제도가 되길 기원한다.
또 현실적으로 빚 없는 학비조달의 가능성도 반드시 마련돼야만 한다.

김남교/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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