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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2 살기 위한 기계, 사보아 주택
코리안위클리  2010/09/08, 04:00:09   
▲ 근대 건축의 교과서로 불리는 사보아 주택은 필로티(기둥), 자유로운 평면과 입면, 옆으로 긴 창, 옥상 정원 등 다섯가지 원칙을 반영한 실험적 결과물이다. 자신을 생각을 담아 디자인 한 그랜드 안락 소파 (사진 아래).
건축가 르 꼬르뷔제는 근대 주거건축의 혁명적 변화를 몰고 왔다. 만약 르 꼬르뷔제가 없었다면 유럽의 주거 양식은 여전히 고전적인 스타일에 머물렀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특히, 그가 1929년에 완공한 ‘사보아 주택(Villa Savoye)’은 주거는 물론이고, 나아가서 근대건축의 교과서로까지 여겨진다. 르 꼬르뷔제는 이 집을 디자인하기에 앞서서 1926년에 필로티,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입면, 옆으로 긴 창, 옥상 정원 등의 다섯 가지를 새로운 건축을 위한 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러므로 사보아 주택은 이와 같은 그의 생각을 반영한 실험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다른 것은 그대로 이해하면 되는데 필로티는 설명이 필요할 듯싶다. 필로티는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으로써 건물을 들어 올리고, 그 아래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장치라 할 수 있다.
서양의 고전건축을 설명할 때 공간 반, 기둥 반이라는 농담을 한다. 그 만큼 건물을 지을 때 거대한 기둥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물론 권위와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큰 기둥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화려한 장식의 웅장한 건물을 지탱하려면 어쩔 수 없이 큰 기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공간의 효율성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르 꼬르뷔제가 언급한 필로티는 이와 같은 전통적인 건물 모습에서 탈피하여, 밝고 합리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장치이다.
사보아 주택이 군더더기가 없는 집임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동시에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음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보아 주택이 장식이 전혀 없는 단순한 모습이라고 하나, 내부 공간은 무척 풍요롭다. 밝고, 개방된 공간과 옥상 정원은 물론이고, 건축적 산책로로 일컬어지는 내부의 이동 통로는 고전건축에서 경험할 수 없는 낭만과 풍요로움을 제공한다.
사보아 주택을 통하여 르 꼬르뷔제는 ‘주택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의 주장은 집을 기계처럼 여긴다는 것이 아니라, 집은 안락한 삶을 위한 근본적인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앉기 위한 기계, 그랜드 안락소파

사보아 주택의 필로티 아래에 있는 현관문을 들어서면 경사로가 눈에 들어온다. 이를 따라서 걸어 올라가면 옥상 정원과 마주한 거실에 이른다.
한번 상상해 보자. 이와 같은 현대적 모습의 거실이 1920년대에 지어진 주택이라니. 르 꼬르뷔제는 이 거실에 자신의 생각을 담은 소파를 디자인하여 놓았다. 바로 ‘그랜드 안락소파(Grand Comfort Sofa)’다.
앞선 1회에서 설명한 바르셀로나 의자와 마찬가지로 철과 가죽으로만 만들어졌다.
그랜드 안락소파를 처음 보면 다소 우스꽝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소파에 비해서 소파를 지지하는 구조가 짧고 옹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도 잠시일 뿐. 그랜드 안락소파가 밖에서 본 사보아 주택과 유사한 개념을 담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사각형의 육중한 소파는 건물을, 이를 지탱하는 철은 필로티인 셈이다. 결국 사보아 주택과 그랜드 안락소파는 각각 최소한으로 필요한 요소만을 가지고 디자인한 셈이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얼마나 편안한지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다. 사보아 주택이 고전건축의 화려한 장식과 거대한 모습에서 탈피했음에도 불구하고 풍요롭고 안락한 공간을 창조한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장식 없이 투박한 그랜드 안락소파는 보기와는 다르게 무척 편안하다. 푹신한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옥상정원에서 불어오는 산들 바람을 쐬고 있노라면 이내 낮잠이 빠질 지경이다.
집이 집다워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자는 의자다워야 한다. 너무나 단순 명쾌한 논리지만, 형식에 얽매여 쓸데없는 치장에 연연하는 주택과 디자인이 여전히 만연하는 지금, 80년 전에 르 꼬르뷔제가 디자인한 주택과 소파가 새삼스럽게 그리워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랜드 안락소파가 다양한 형태와 색을 가진 시리즈로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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