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도 10명 중 1명 강간·성적공격 당해 -
세계최고의 명예를 자랑하는 미군의 꽃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여생도 10명 중 1명은 남생도의 강간 또는 성적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웨스트포인트의 전생도 약 4000명중 여생도 수는 약 600명이며 조사에 응한 268명의 웨스트포인트 여생도중 28명은 자신이 스스로 강간 또는 이에 버금가는 성적 공격을 당했고 응답자중 11명은 강간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자신들이 당한 공격은 더듬기나 부적절한 접촉보다 ‘훨씬 심각한’ 공격이었다고 진술했다. 또 28명의 여생도 강간피해자중 11명은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등 후환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았다.
웨스트포인트 육사의 전 생도 니콜 갈빈은 <뉴욕타임스> 취재진에게 자신이 재학중 다른 여생도가 남생도에게 강간당하는 현장을 신고, 증언한 후 왕따(ostracised)를 당하고 레스비언으로 몰려 결국 1996년에 학교를 떠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 여생도 두명도 강간당한후 퇴교했다. 현재 주 검사로 재직중인 그중 한명은 강간 당시 사건을 지휘관에게 신고했으나 그 지휘관은 오히려 자신을 허위신고한다고 처벌을 상신하고 웨스트포인트에서 강간같은 행위는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한편 웨스트포인트 당국의 통계에 의하면 1999년 8월부터 2003년 2월 기간중 4건의 강간과 11건의 성적 공격사건의 신고가 있었고 그중 2건의 강간과 7건의 성적 공격이 진실임이 입증돼 가해 남생도가 형사기소없이 퇴교로 사안이 종결됐다. 강간사건 1건은 27년만에 군사법정에 기소됐지만 면소판결로 종결됐다.
1992년 명문 하프 콜린스 출판사에 의해 초판간행된 인기작가 넬슨 더밀레의 소설 <장군의 딸>이 웨스트포인트와 강간현장의 남생도들 및 그 교육장의 실태를 묘사함으로써 ‘웨스트포인트 남생도의 여생도 강간은 이미 개연성이 충분한 사실’로 사회문제화 되고 있었다. 이 소설은 육사재학중 남생도에 의해 강간당한 딸을 군의 명예를 지키기위한 고역으로 이 사실을 함구시킨 현역 준장(나중에 3성으로까지 진급)과 그 압력으로 딸은 정신병 치료를 받고 결국 임관하여 대위까지 진급했지만 마침내 강간피해의 후유증에서 온 남성편력증세로 난교끝에 살해되고 강간범죄를 은닉시킨 아버지까지 파멸되는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는 이 소설과 동명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한국의 태능 소재 육군사관학교의 설립모체가 되었으며, 특히 재학중 각종 시험과 생도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무감독 자율적 명예시행이 유명, 학교의 상징이 되고 있을 정도이다.
웨스포인트 출신의 장교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주둔하여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는 첨병으로서 뿐만 아니라 후일 미국의 지도자로서도 흔히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기에 이 배후에 동료생도의 강간범이 숨어서 ‘명예’를 겉으로 앞세워 승승장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전세계를 전율하게 한다.
미 육군에 의하면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의 임무는 ‘생도단에게 교육 훈련과 영감을 고무격려하여 졸업임관된 개개인이 미합중국 육군의 장교로서의 개성있는 지도자의 임무, 명예, 조국의 가치, 생애를 통한 전문적 성장, 그리고 조국에 대한 헌신적인 평생봉사에 대한 책임을 부여함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www.usma.edu/).
그 뿐만 아니다. 웨스트포인트의 역사적 역할의 연원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웨스트포인트요새’ 현장 선택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웨스트포인트는 미국의 제일 오래 계속 사용되고 있는 군사시설이라는 명예도 보유하고 있다.
1802년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여 설립된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는 200여년간 수많은 미국의 군사 및 민간지도자를 배출했다.
이러한 명예심 있는 조국의 간성에 대한 수요급증에 힘입어 1964년 존슨 대통령시절 생도수가 2529명에서 4417명으로 늘어났다가 다시 4000명으로 줄었다.
사관학교는 겨레의 방패를 양성하는 임무와 명예 그리고 조국을 모토로 하는 조국의 심장으로 ‘간성’이여야 한다.
이러한 명예제도로 무감독 시험의 자랑스러운 사관학교의 교육장이 속내는 욕망의 늪, 그것도 인류의 범죄중 가장 비겁한 파렴치범인 강간의 비명이 억울하게 펼쳐지는 곳이 된 것이다.
이제 이런 결과는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조국에도 화려한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휘황찬란한 금단추와 꿩털을 꽂은 제복의 생도들이 전날밤 여생도를 겁탈하고도 오늘은 백주의 태양아래 만에 하나라도 ‘육사의 명예포장’ 덕에 들키지 않아 뻔뻔스럽게도 그대로 묻혀지는 ‘자긍심의 아이로니’가 없을까, 비슷한 일이 겉으로는 감싸진 채 속으로는 발효하고 있지 않나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생각으로 잘 챙겨야 할 것이다.
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 디지털사상계 편집위원(nkym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