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명 ‘긴축정책 중단’ 도심 행진
영국 연립정부의 긴축재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26일 낮 런던 도심에서 열렸다. 영국 노동조합 상급단체인 노동조합회의(TUC) 소속 노조원과 학생 등은 이날 낮 런던 도심 하이드 파크에서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 뒤 도심 곳곳을 돌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와 행진에는 경찰 추산으로 25만명이 참가해 2003년 이라크전쟁 반대 집회 이후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평화적으로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으나 일부 시위대는 상가 유리창을 파손하는 등 과격 양상을 보여 곳곳에서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반드 당수는 하이드 파크 연설을 통해 “정부가 집회에 참가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이 자리에 서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긴축재정만이 능사가 아니라 대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브렌든 바버 TUC 위원장은 “공고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 측에 알리기 위해 모였다”면서 “정부가 긴축재정으로 국민의 복지와 일자리, 삶을 파괴하는 것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북아일랜드에 있는 언어장애 학생 600명을 위한 음악 치료 프로그램, 런던 남동부 빈민촌의 정부 지원 직업소개소, HIV 예방 프로그램, 산후우울증 여성 치료 등이 예산 삭감으로 사라지게 된다. 수많은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고, 정부의 병원 지원이 줄어들면서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승리해 등장한 영국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연간 1천500억 파운드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 적자를 감축하기 위해 복지예산을 대폭 줄이는 한편 공공부문 일자리를 감축하고 세금을 늘리는 등의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2월 물가상승률이 4.4%, 청년 실업률이 20.6%를 기록했으며 대학 등록금이 연간 3천375파운드(한화 약 624만원)에서 9천파운드(1천660만원)로 오르는 등 국민의 생활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 대변인은 이날 BBC에 출연해 국가 재정을 건실하게 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면서 긴축재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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