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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26 영국 사람들의 ‘이열치열’ 바베큐
코리안위클리  2011/08/17, 12:08:29   
▲ 흥미롭게도 영국의 여름 주말 뒷마당을 사람들과 연기 그리고 고기 굽는 냄새로 가득 채워 주는 ‘바베큐 가든 파티’는 원래 영국 사람들의 잔치가 아닌 미국 사람들 것이었다.
여름 한 철 즐기는 통과의례 … 파티는 음식 보다 사람이 ‘주연’

유럽의 여름은 여러모로 분주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대이동을 하기 때문이다. ‘휴가 시즌- holiday season’의 도래가 대이동의 원인이다. ‘휴가’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은 실로 대단한데,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든 혹은 휴가를 다녀 오지 못한 사람이든 영국의 모든 사람들이 여름 휴가 시즌이면 다 함께 모여 즐기는 잔치가 있다. 바로 ‘barbecue party’라 불리는 ‘garden party’다. 영국 사람들이 여름 한 철에 즐기는 이 ‘barbecue party’는 이제 반드시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 처럼 된 지 오래다. 마음이 급한 사람들은 5월 중순부터 뒷마당에서 연기를 솔솔 피우기도 한다.
‘바베큐 가든 파티’는 7월과 8월을 거치면서 절정을 이룬다. 무더운 한 여름 주말이면 서너 집을 건너 뛰어 솔솔 피어 오르는 연기와 구수한 바베큐 냄새는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함께 담장을 넘어 길 가는 행인들의 발길 앞으로 쏟아지곤 한다.
15년 전 이맘 때쯤 필자는 처음으로 ‘바베큐 가든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함께 간 영국 친구의 조언을 받아 와인을 한 병 손에 든채 잔뜩 기대를 하고서 말이다. 그런데 ‘바베규 가든 파티’에 대한 필자의 기대는 손에 든 와인 잔 만큼이나 쉽고 가볍게 비워졌다. 영국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하게도 한 마디로 ‘허접한 음식들’이 구수한 냄새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필자를 왕실망시켰던 것이다. 영국 보통 사람들의 바베큐 파티를 정확히 본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후 세월이 지나면서 규모도 다르고 모이는 사람들의 부류나 성향이 다른 바베큐 파티를 여러번 다녀봤지만 영국 사람들의 바베큐 파티는 ‘음식’ 보다는 ‘사람들’에 훨씬 더 기능을 맞추어 정착된 시스템이란 결론을 내렸다. 즉 ‘음식’은 단순히 주변 장치로 세팅이 되어 있을뿐 ‘사람’이 바베큐 파티의 주연이다. 이유가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서 바베큐의 실체를 뒤적여 보았다.

숯불 앞에서 장시간 뜨거운 열기와 육즙
그리고 매캐한 연기를 견뎌야 하는 바베큐 파티는
영국의 대표적 여름 풍경이다.

흥미롭게도 영국의 여름 주말 뒷마당을 사람들과 연기 그리고 고기 굽는 냄새로 가득 채워 주는 ‘바베큐 가든 파티’는 원래 영국 사람들의 잔치가 아닌 미국 사람들 것이었다. 그리고 ‘garden party’의 형태가 아니라,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구운 고기를 나눠 먹었던 ‘open party’ 즉 ‘잔치’에 가까운 큰 행사였다.
‘바베큐’란 말의 어원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카리브해에 상륙한 스페인 사람들이 그곳 원주민들이 고기 구울때 사용하는 나무로 된 받침대 ‘barbacoa’가 영어로 차용되면서 ‘barbecue’란 말이 탄생했다. 이 ‘barbacoa’식 고기구이 방식은 신대륙 미국 남부에서 아주 실용적인 야외 요리 방식으로 정착됐다.
먼저 남부 아메리카에서 돼지는 아주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동물이었다. 오늘날 ‘바베큐 파티’에서 ‘pork-돼지고기’가 빠질 수 없는 메인 요리인 것은 바로 이런 역사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찰력이 좋은 사람은 ‘바베큐 파티’에서 종종 ‘corn bread’가 함께 제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 또한 습한 남부 지역에는 밀 보다 옥수수가 훨씬 더 잘 자라는 곡물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바베큐’는 아주 쉽고 간단한 요리다. 슈퍼마켓에서 양념된 다양한 바베큐용 고기들을 굽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바베큐는 원래 길고 긴 시간이 필요한 요리였다. 보통 5~7시간, 아주 길게는 18시간 동안 숯불 앞에서 뜨거운 열기와 육즙 그리고 매캐한 연기를 인내심을 가지고 견뎌야 훈제된 바베큐를 맛 볼 수 있었다. 역시 아메리카 대륙의 크고 장대한 스케일은 음식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바베큐는 원래 태생적으로 ‘party’ 음식으로 생겨났다. 통고기 한 마리로 먹을 수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짐작이 간다. 그리하여 ‘barbecue’는 교회의 행사, 축제 그리고 대규모 피크닉 같은 행사에 반드시 등장하는 메뉴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남부 지방에서 잘 정착된 ‘바베큐 요리’는 미국 전역에 파급되어 그 지방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되어 정착하게 된다. 이때가 바로 20세기 전반기인데 남부 아메리카의 아프리카 흑인들이 북부지역으로 대거 이주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남부 흑인들의 바베큐 레시피도 함께 건너 갔었고 이후 미국 전역에 골고루 퍼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바베큐 요리는 ‘soul food’로 알려지기도 했으니, ‘soul music’의 애잔한 율조와 비교해 보는 것도 문화와 역사를 보는 재미라 할 수 있다.
여름이 8부 능선까지 온 듯하다. 뜨거운 태양 아래 웃통을 벗어 던지고 매캐한 연기에 눈물을 흘리면서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려가면서 고기를 굽고 있는 영국 남자들을 보면서 갑자기 ‘이열치열’이란 단어가 참으로 불편하게도 오버랩 되는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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