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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37 가난한 민초들의 삶이 녹아 있는 음식 ‘파이’
코리안위클리  2012/03/07, 07:40:19   
▲ 영국에서 많이 먹는 ‘파이’는 단단한 밀가루 반죽 속에 고기를 넣어 오븐에 구운 음식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파이 속에 들어가는 고기는 생선에서 육류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중세 시대 가난한 사람들이 동물 내장을 밀가루 반죽한 파이 속에 넣어 먹기 시작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날처럼 사람들의 부나 권력을 가늠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많지 않았던 시절, 사회가 그만큼 단순한 영역으로 구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천석지기 혹은 만석지기라는 식으로 부를 평가하였고, 그것은 바로 그 사람의 권력이기도 했다.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는 백성들은 보리죽이나 초근목피로 척박한 삶을 연명해야 했다. 음식의 이름이나 유례를 잘 살펴보면 민초들의 삶을 정확히 볼 수 있다.
서양에서도 권력 구조는 동양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먹거리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삶의 위계도 정확했다. 넓은 영지를 차지하고 있는 귀족이나 영주는 그 지역의 권력자였고 심지어 국왕 조차도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했다.
부와 권력을 향유하고 있었던 사람들의 먹거리와 가난하여 척박하게 살았던 사람들의 먹거리는 판이하게 달랐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서민들의 음식’ 혹은 ‘전통 음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먹을 때 마음 짠하게 아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영국 사람들이 많이 먹는 전통 음식 중에 마음 짠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파이’이다. ‘파이’는 넓은 의미로 볼 때 밀가루로 만든 빵의 종류를 총칭하는 파스테리의 방계영역으로 간주를 하면 된다. 따라서 ‘파이’를 빵과 연결시켜 기원을 따진다면 그 역사가 그리스, 로마는 물론 고대 이집트까지 뒤돌아 가서 그 흔적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파이’는 중세에서 시작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영국에서 많이 먹는 ‘파이’는 단단한 밀가루 반죽 속에 고기를 넣어 오븐에 구운 음식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파이 속에 들어가는 고기는 생선에서 육류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파이의 이름은 그 속에 들어가는 고기 종류에 따라 결정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 생선보다는 육류가 많이 들어간다. 고기의 육즙과 그레이비 소스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걸죽한 맛은 국물요리가 많지 않은 영국에서 동양인들이 먹기에 아주 편한 음식이라 생각된다.

‘eat humble pie’ 라는 표현은 ‘조롱받다’, ‘굴욕당하다’,
‘창피를 무릅쓰다’, ‘사죄하다’ 라는 구어체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이러한 은유나 비유가 ‘pie’에서 나온 이유가 단순히 우연이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기독교가 삶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크다.

지방이나 시골의 펍에서 만드는 파이는 아주 맛있다. 그 지방의 특산품으로 여겨지는 육류가 들어간 파이를 먹어 보면 입안에 느껴지는 고기의 질감과 육즙의 맛이 대도시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파이’가 마음을 짠하게 아리게 하는 이유는, ‘eat humble pie’라는 표현에서 잘 읽을 수 있다. 이 표현은 구어체적인 표현이지만 문어체로 사용할 때도 많다. 먼저 ‘humble’이라는 단어를 단지 사전적 의미만으로 해석 한다면 그리 달가운 단어는 아니다. 그러나 ‘humble’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서양 사람들은 그리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겸손’이나 ‘겸양’의 구어체적인 의미로 역설적으로 사용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아마도 그것은 기독교 문화권인 서양에서 성경이 대중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에서 미친 영향 일 수 있다.
‘humble’ 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아주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이다. 특히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 예수님의 삶을 표현하거나 묘사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바로 이 ‘humble’이다.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삶은 오히려 보통 사람들 보다 더 지극히 낮게 살다 가셨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조롱과 멸시를 받고 살았다. ‘humble’ 그 자체가 예수님의 삶이었다.
‘eat humble pie’ 라는 표현은 ‘조롱 받다’, ‘굴욕 당하다’, ‘창피를 무릅쓰다’, ‘사죄하다’ 라는 구어체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이러한 은유나 비유가 ‘pie’에서 나온 이유가 단순히 우연이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기독교가 삶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크다.
그렇다면 ‘pie’라는 음식과 ‘humble’ 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어떻게 생겨난 것 일까. 그것은 바로 중세 시대 가난한 사람들이 동물의 내장을 밀가루 반죽한 파이 속에 넣어 먹었기 때문이다. 중세 시대 식생활에 있어서 사냥은 육류를 공급하는 중요한 생산 수단이었다. 귀족들은 사냥과 수렵을 통해 고급 야생 육질을 공급 받았다. 그러나 맛있는 육질은 언제나 귀족이 영주의 몫이었고, 하류층은 내장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humble pie’라는 말의 유례는 바로 이러한 서민들의 척박한 삶을 닮은 말이다. 고귀한 사람들은 언제나 음식의 위계에서 폼나고 맛있는 것을 먼저 차지했다. 음식을 통한 권력의지는 동서양 어느 때를 막론하고 비슷한 사례를 역사에 남겨 놓았다.
오늘날 영국의 펍에 가면 반드시 한 가지 종류의 파이 메뉴가 있다. 그 파이는 아주 맛있는 파이일 것이다. 더 이상 ‘humble pie’는 우리들의 삶에서 볼 수가 없다. 그러나 파이는 오래 전 가난한 영국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는 역사의 한 자락임을 말씀 드리고 싶다. 음식은 바로 그 나라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Food Trend, Eating/Di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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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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