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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연출기법 찬사 …개성 있고 강렬한 한국 전통 이미지 전달
한국 전통 굿과 샤머니즘으로 변신한 한국판 ‘햄릿’이 영국 관객을 사로잡았다.
세계적인 연출가 양정웅이 이끄는 극단 여행자는 지난 12일 (토) 저녁 런던 홀본, 피콕극장Peacock Theatre에서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한국 전통 굿과 감각적인 연출로 재해석해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씨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의 메인 테마인 ‘서울 인 더 시티’ 행사에 참여한 8개의 한국 작품 중 하나이기도 했다.
2006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셰익스피어의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을 한국적으로 바꿔 5차례나 무대에 올리며 주목 받아온 연출가 양정웅은 마치 햄릿이 한국의 전통 희곡인 듯 두 나라의 문화와 철학을 절묘하게 접목시켜 동서양이 서로 소통하는 공연을 성공적으로 연출하였다.
너무나도 익숙한 햄릿의 명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다’로 시작을 알린 공연은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개성 있고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했다.
한국 관객에게는 무당, 샤머니즘, 전통 굿 등으로 전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외국 관객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였다.
뛰어난 연출 기법은 공연 내내 관객들의 시선을 무대에서 뗄 수 없게 했다.
탈 모양을 한 배우들의 과장된 분장과 몸짓, 변사들의 코믹한 목소리 연기로 꾸며진 무대는 ‘연극 속의 연극’을 보여 주며 무겁고 진지한 비극 속에서 청량제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한 독특한 무대장식과 연출기법이 흥미로웠다.
한국의 전통타악기 소리로 극의 전개에 걸맞는 감정과 에너지를 표현하고, 무대 위에 뿌려진 2톤의 쌀은 인물들의 감정 표현에 적절히 이용되고, 햄릿의 죽은 아버지를 위해 피우는 향 냄새와 햄릿의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투영하며 햄릿이 내리치던 놋그릇 속의 물, 오필리어의 순수하지만 불안감을 상징하는 색색의 종이, 심지어 무덤가에서 태운 담배 내음까지 …….
굳이 아쉬웠던 점을 꼽는다면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입었던 햄릿의 검은 상복을 속옷까지 벗어 던진 노출장면이었다. 공연 시작 전 관람등급Age Rating에 대한 공지가 있었다면 어린이를 동반한 관객을 위한 배려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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