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천수이볜 총통선거 승리 [영국대표 한인신문]

롄잔 선거결과 불복·무효소송제기 선언

20일 치러진 제11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인 천수이볜(53·사진) 총통이 근소한 표차로 승리했으나 야당인 국민당-친민당 연합 롄잔(67) 후보쪽이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해 대만이 심각한 선거 후유증을 앓고 있다.

야당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밤 타이베이의 야당쪽 선거본부에서 철야집회를 연 데 이어, 21일 총통부 앞 거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승리를 도둑맞았다” “재검표” 등을 외치며 철야농성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항의시위를 계속했다.
천총통은 1996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세 번째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647만1970표를 얻어 644만2452표를 얻은 롄후보보다 2만9518표 앞선 것으로 나타나 당선이 확정됐다.
그러나 개표가 끝날 무렵 롄후보가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함 보전 신청과 함께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키로 한 데 이어 고등법원이 증거보전을 위해 모든 투표함에 대한 봉인을 명했다. 특히 개표 과정에서 무효로 처리된 표가 33만표(2.5%)에 이르러 두 후보 사이의 표차인 2만9518표보다 10배나 많아 재검표가 진행될 경우 당선이 번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천후보는 대만 독립 추진에 따른 대륙과의 갈등으로 여론 조사에서 롄후보에 근소하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투표를 하루 앞둔 19일 자신의 지지기반이자 고향인 타이난에서 차량 유세 도중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해 동정표가 몰림으로써 막판 뒤집기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천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텔레비전 자막 방송이 나간 직후, 국민당사 앞길에 모인 5천여명의 지지자들에게 나타난 롄후보는 “이번 선거는 불공평했다”며 “국민당-친민당 연합으로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상황대비 전투경계령 발령

한편 중국은 대만 위기사태가 악화될 경우 대만에 대해 군사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전군에 전투경계령을 발령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22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가 이번 개정 헌법에 규정된 긴급사태 선포권을 발동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소식통들은 또 “중앙정부의 전투경계령은 지난 20일 발령됐다”면서 “중국 지도부가 대만 사태에 대비해 예방조치를 취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