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3일 윤곽… 세계 정치지형 변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초접전 양상을 보여온 미국 대통령선거 투표가 2일 0시(현지시각) 뉴햄프셔주 두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와 하트를 시작으로 전국 50개 주에서 일제히 시작했다. 투표는 이날 밤 모두 끝나며, 미국 언론들은 주별 투표가 마감되는 대로 출구 여론조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라크 침공과 대테러전쟁 등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와 미국 사이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미국 대내외 정책의 변화 여부와 그에 따른 국제정세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일방주의적 외교노선의 지속을 재천명하고 있는 데 반해,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국제사회와의 관계 복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핵 문제에서도 두 후보는 다자적 접근(부시)과 대북 직접대화(케리)라는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보여줌으로써,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고 한반도 정세도 중대한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두 후보는 감세정책과 패트리엇법 개정, 동성결혼 등 미국의 가치와 직결되는 민감한 현안들에서도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9·11 테러 이후 보수화 경향이 뚜렷한 미국사회의 흐름이 이번 대선결과와 맞물리며 어떻게 변할지, 또 누가 당선되든 우선할 수밖에 없는 미국사회의 심각한 분열상 치유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
새 대통령 당선자의 윤곽은 플로리다·오하이오 등 핵심 접전 주의 개표가 어느 정도 이뤄지는 3일 밤 10시 무렵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부시와 케리 후보의 표차가 매우 적으면, 재검표나 임시투표·부재자투표의 개표가 끝날 때까지 당선자 확정이 상당 기간 늦춰질 수 있다.
공화·민주당은 전국에 수천명의 변호사들을 대기시켜 놓고, 오하이오나 플로리다 등에서 분쟁이 빚어질 경우 곧바로 이들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투표 직전 시점까지 부시와 케리는 여론조사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혼전을 벌였다. 전체적으로 전국 지지율에선 부시가, 선거인단 확보에선 케리가 미세하게 앞서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 조그비는 선거인단 분석에서 부시가 247명, 케리가 264명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27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의 향배에 승패가 달렸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모두 6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아이오와, 미네소타, 위스콘신 등 5개 주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 외에 상원의원 100명 중 34명과 하원 435명 전원, 주지사 11명 등도 함께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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