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로 고통을 받던 아들을 스위스의 이른바 ‘자살병원’으로 데리고 갔던 영국 여인이 세상을 향해 가족의 절망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학생 아들의 자살을 도운 혐의로 남편과 함께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줄리 제임스는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자살은 아들에게 유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했다.
줄리는 지난해 3월 영-프랑스 대학선발팀 럭비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전신이 마비된 아들 댄(당시 나이 23세·사진)을 9월 중순 스위스의 자살병원으로 데리고 갔고 이 사실이 한 여성 사회복지사에 의해 경찰에 알려져 조사를 받는 신세다.
그는 기고문에서 아들 댄이 걷지도, 손을 움직이지도 못한 채 24시간 동안 모든 기본적 욕구를 타인에 의존해야 하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기고문은 “댄은 세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고 스스로 굶어 죽는 것 외에는 스위스로 가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었다. 아무도, 그 누구도 아들을 심판해서는 안된다”는 대목과 함께 경찰에 신고한 사회복지사를 원망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줄리는 “이 사람(신고자)이 사고를 전후해 아들을 만나본 적이 없고 오빠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해야 했던 우리 딸들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면서 “언젠가 이 사람을 만날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