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소방관들이 1년 중 화재가 가장 많이 나는 때에 맞춰 파업에 들어가기로 해 비상이 걸렸다. 런던 지역 소방관들이 가입해있는 소방노조(FBU)는 다음 달 5일 오전 10시부터 7일 오전 9시까지 파업에 들어간다고 26일 발표했다. 소방노조는 6천여 명의 조합원 가운데 79%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 한뒤 지난 23일 8시간 파업을 벌인데 이어 다 음달 1일 8시간 파업에 들어가고 5~7일 47시간 전면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사용자 측은 현재 야간 15시간, 주간 9시간인 근무 시스템을 야간 13시간, 주간 11시간으로 변경키로 하고 새로운 고용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나 노조 측은 이는 감원을 위한 수순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3차 파업에 들어가는 5일은 ‘가이폭스 데이’로 이날 밤 동네마다 폭죽이 터지고 뒷마당에 캠프파이어를 만들어 짚 인형을 태우는 풍습이 남아있다. 가이폭스라는 로마 카톨릭 혁명 단체의 구성원이 1606년 전제 정치를 일삼던 국왕 제임스 1세를 의회에서 폭약으로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FBU 노조위원장 매트 랙은 “장기적으로 런던 시민들의 안전은 잘 훈련되고 확신에 찬 소방관들에게 달려 있다”면서 “우리는 파업을 원치 않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 측은 계약직 직원을 동원해 평소의 10~20% 수준의 소방차를 대기시키기로 하는 등 비상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25일 파업 때에는 27대의 소방차를 비상 대기시켜 49건의 화재 신고에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 측은 “폭죽놀이를 하는 날에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소방관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면서 “비상 계획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소방문제를 담당하는 봅 네일 차관은 “정부는 소방노조와 고용주 사이의 이견에 대해 관여할 뜻이 없다”면서 그러나 “소방 수요가 가장 많은 날을 택해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경솔한 짓”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