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색 물대포 쏘며 촛불 진압 … 보수단체는 서울광장서 환영문화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5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촛불시위와 부시 방한 찬반 집회 등이 잇따라 열렸다.
경찰은 촛불집회 초반부터 강제 해산작전을 벌이며 19일 만에 붉은 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다시 발사하는 등 강경 대응하면서 시위대 수십명을 연행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쯤 서울 청계광장에서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토론방 회원 등 2700여명(경찰 추산,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이 참가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졸속적인 한미 소고기 수입협상을 바로잡는 것이 평등한 한미관계의 출발점”이라며 “양국 정상은 조속히 재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촛불집회 시작 30여분 만인 7시30분쯤 청계광장 모전교 부근과 종로 서린로터리 부근 등지에서 경찰에 물병을 던진 시위대를 연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강제해산에 돌입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가두시위를 벌이기 전인 오후 7시50분쯤 청계광장에 경찰병력을 진입시켜 본격적인 강제해산에 나섰고 오후 8시부터 색소를 섞은 물대포와 휴대용 색소 분사기를 쏘며 시위대를 밀어냈다. 경찰은 종각 4거리와 종로2·3가 부근 등에서 색소가 묻은 시위대를 연행하는 등 이날 오후 11시 현재 70여명을 연행했다.
보수진영 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촉구하는 맞불집회를 열었다.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374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부시 환영 애국시민연대’는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에서 1만여명(경찰 추산, 주최 측 추산 1만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 환영 문화제’를 열고 한미동맹 강화와 촛불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경찰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경호와 서울 시내 경비를 위해 일선 경찰서의 가용 경찰력을 전원 투입하는 ‘갑호비상’ 근무체제를 이날 오전 가동하고 227개 중대 2만40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5일 오후 서울 청계천 모전교 부근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