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사상 처음으로 15일 열린 여야 3당 당수들의 텔레비전 토론에서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 당수가 예상 밖으로 양대 정당인 노동당과 보수당을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영국의 전통적인 양당정치 구도에 균열이 오는 게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전망까지 나온다. 집권 노동당은 정당 지지도와 당수 호감도에서 모두 꼴찌로 처져, 다음달 6일로 다가온 총선에서 빨간 불이 켜졌다. 토론 직후 영국 주요언론들이 일제히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닉 클레그 자민당 당수는 고든 브라운 총리(노동당)와 제1야당인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보다 월등한 차이로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일간 <더 타임스>를 보면, ‘누가 토론을 가장 잘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가 클레그를 꼽았고 캐머런과 브라운은 각각 22%와 17%에 머물렀다. 자민당은 1988년 자유당과 사회민주당이 7년간의 선거동맹 끝에 합당한 자유주의적 중도 좌파 성향의 정당이다. 이날 토론에서 3당 당수들은 수백만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경제, 국방, 복지 등 현안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브라운은 어려운 시기에 자신이 지도자로 적격자임을 과시하려 애썼으며, 캐머런은 치안·보건·교육 정책을 중심으로 자신이 만난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클레그는 “(노동당과 보수당의) 두 당수가 서로를 공격하면 할수록, 둘 다 똑같은 말로만 들린다”며 두 정당과의 차별성 부각에 주력했다. 그는 “지난 65년간 똑같은 공약을 제시하고 어기면서 낡은 실수를 되풀이해온 2개의 늙은 정당 중 하나가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하지 말라”며 오랜 양당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여론 형성과 파급력이 상당한 텔레비전 토론에서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이 선전함에 따라, 향후 총선 정국에서 실제 지지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다음 텔레비전 토론은 오는 22일과 29일 두 차례 더 저녁 프라임 시간대에 열린다. 토론회 직전에 조사된 정당별 지지도에서는 노동당과 보수당이 근소한 차이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으나,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영국 여론조사기관 포퓰러스가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보수당이 36%로 집권 노동당(33%)을 약간 앞섰고, 자유민주당은 2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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